지난 28일 인천발전연구원은 안상수 시장과 나근형 교육감이 나란히 배석한 가운데 ‘인천교육의 질 향상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명품도시’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교육의 질을 강조해 온 안 시장과 인천 교육의 수장인 나 교육감이 지난 3월부터 7개월에 걸쳐 작업한 이번 연구결과에 거는 기대는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70쪽 분량의 요약보고서만 갖고 사전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인천교육의 질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보다 오히려 고갈될 위기에 처한 지방교육재정에 대한 우려감을 갖게 한다. 오는 2010년까지 시 교육청이 작성한 5년 단위의 중장기재정계획에서 학교신설 비용만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기간 여타 교육환경개선사업에 드는 교육재정 28억원에 비해 35배가 넘는 규모다. 문제는 인천 교육발전의 주체인 시장과 교육감이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안 시장과 나 교육감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용역 결과 발표 후 가진 총평에서 부족한 재원 확보에 대한 고민보다 교육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족 체감도가 높게 조사된 데 따른 의문을 먼저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를 발표한 인발연 책임 연구원은 인천 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너무 커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게 조사된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의 답변으로 시민들이 생각하는 두 교육발전 주체의 비위를 맞췄다.

여기에 안 시장은 한술 더 떠 2014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 인천의 인구는 35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도시기본계획의 인구 추정치 310만명을 기준으로 한 신설 학교 수를 더 늘려 잡고, 이들 학교는 도심 변두리가 아닌 중심지에 위치하도록 해 외형적으로 시가 교육정책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음을 나타낼 수 있도록 주문했다.

결국, 인천시 교육재정이 학교 신설에만 집중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본연의 활동에 투여될 재정은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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