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컨벤션센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송도컨벤시아’의 개관을 1년여 앞두고 인천시가 추진 중인 각종 컨벤션 및 전시회 유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컨벤션산업은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그 동안 각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컨벤션 및 전시회 유치에 공을 들여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천은 변변한 전시장과 호텔 등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유치 경쟁에서 한발 비껴 있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컨벤션산업에 지자체들이 목을 매는 이유는 그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것이 주요인이다. 컨벤션 및 전시회 참여자 대부분이 출장여비 이상을 관광 및 쇼핑 등에 지출하고 있다. 참고로 올 초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태평양관광협회(PATA) 한국총회에서만 호텔숙박료와 쇼핑 등으로 96억원을 벌어들였다.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 성공 이후 국내 제1호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를 배경으로 컨벤션 및 전시회 유치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인천 컨벤션산업의 전망을 알아본다.

▲인천 컨벤션산업의 현주소

매년 국제회의연합(UIA)이 발표하는 국가별 국제회의 개최 순위를 보면 한국은 185건으로 아시아지역 국가 중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도시별 순위에서 서울(89건)은 아시아권에서 싱가포르(298건)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고, 부산(37건)과 제주(33건)가 각각 8위와 9위를 기록,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인천은 도시별 순위에서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컨벤션산업에 있어서만큼 인천은 아직 서울의 한 위성도시 정도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인천세계도시엑스포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상황은 달려져 동북아 허브도시에 어울릴 만한 컨벤션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란 게 인천시의 기본 구상이다. 그 중심에 송도국제도시에 자리잡은 송도컨벤시아와 영종복합단지 내 건립 중인 피에라 밀라노(Fiera Milano) 전시장이 있다.

▲아시아 대표하는 컨벤션센터

지난 3개월에 걸쳐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이 연구 용역한 송도컨벤시아 중장기 운영방안을 보면, 도시엑스포 이후 시설 가동률 60% 이상의 꾸준한 상승을 통해 아시안게임을 치른 이후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컨벤션센터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2010년까지 송도컨벤시아 개최 장소로 유치한 컨벤션 및 전시회는 고작 30건 미만이다. 더욱이 도시엑스포 기간에 개최되는 컨벤션 6건과 전시회 10건을 제외하면 단독으로 하는 행사는 거의 없는 셈이다. 행사 대부분이 국내 학술대회 수준의 컨벤션과 매년 지역에서 개최해 온 전시회가 주를 이루고 있어 아시아 대표 컨벤션센터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송도컨벤시아 건립으로 1천99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천8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란 용역 결과만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하다.

지난 3일 호주 브리즈번시에서 열린 6차 아·태도시 시장회의(APCS)에서 차기 회의를 유치한 것처럼,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와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편리한 접근성 등을 이유로 별다른 노력 없이도 송도컨벤시아의 성공을 자신하기 때문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의 건립을 통해 정부로부터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받은 광주시가 최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아시아재무장관회의 등 제법 굵직한 국제회의 유치를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차별화된 유치전략

제7차 APCS 유치 소식을 직접 전한 안상수 인천시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당시 치밀하게 계획된 유치 전략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유일한 경쟁도시 대만이 중국의 영향으로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사실상 제7차 APCS는 인천이 주은 셈이다.

문제는 지자체별 경쟁이 치열한 컨벤션산업에서 운이 계속 따라주지 않을 것이란데 있다. 더욱이 국제적 규모의 컨벤션 및 전시회 개최 경험이 거의 없는 인천시로서 언제까지 아시안게임 유치 성공에 따른 자신감에 도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현재 인천의 컨벤션산업은 직원 2~3명 인천관광공사 컨벤션 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세계 60여개국 2천여명 항공산업 관계자가 참가하게 될 ‘2009국제항공연맹총회(FAI)’ 유치에 나선 시가 준비한 것은 달랑 안 시장의 영상메시지 하나다.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항공회 김경호 총재 등 국내 정관계 인사를 총동원해 활발한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전시와 견주어 현재 인천이 낙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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