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한 전관수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죠.” 인천기계공고가 오랜 침묵을 깨고 ‘기능 인천’의 위상을 세우는 데 한몫했다.

인천기공이 지난 12일부터 6일 동안 충남 천안 등지에서 열린 제42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종합성적 2위인 은탑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

“고된 합숙훈련도 마다 않고 밤새 실습실의 불을 밝힌 지도교사와 학생들의 노고 덕이죠.” 최종호 교장은 우선 전국기능대회의 성과를 지도교사에게 돌렸다. 대회를 마친 뒤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한 전관수(47·자동차정비담당)선생의 숭고한 희생을 염두한 말이었다.

총 50개 직종에 1천796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 인천기공은 학생을 18명(9개 직종)을 내보냈다. 새벽 7시에 등교해 밤 10시 까지 3년 동안을 하루같이 실습실에서 지도교사와 함께 담금질을 한 ’선수’들이었다. 100분의 2㎜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실력자들이었다.

참가 선수 가운데 양광현, 이성범(3학년) 선수 팀이 메카트로닉스에서 , 김용찬(3학년) 선수는 자동차정비에서, 이연호(3학년) 선수가 프레스금형분야 등 금메달 3개를 따냈다.

34개 직종 100명에 이르는 인천선수단 가운데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인천기공이 유일했다. 또 고훈(3학년)선수가 밀링에서 은메달을, 이민규(3학년) 선수가 건축제도/CAD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결과 인천기공은 메달 획득을 점수로 따진 단체표창에서 전국 2위로 은탑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인천기공이 은탑 트로피를 수상한 것은 지난 1986년 이후 21년 만의 일이었다.

김창률 교감은 “전국기능대회에서의 쾌거를 통해 직업교육을 하는 공고를 얕보는 사회적 풍토가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기능대회 입상 실력에 대한 대우는 사실 예사롭지 않다.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첫해 연봉만도 2천500만~3천만 원에 이른다. 이들이 한 직장에서 40대 초반까지 경력을 쌓을 경우 연봉 6천만원을 받는 일은 거뜬하다.

총동문회장인 윤태진 남동구청장도 “인천기공의 성적은 겨울잠에 빠진 인천 기능의 위상을 다시 일깨우는 촉매제이자 개교 67주년을 맞은 인천기공이 명실상부한 공업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는 기회였다”고 평했다.

한편 금메달을 수상한 인천기공 학생들은 내년 직종별 금메달 수상자와 선발전을 벌여 우승할 경우 오는 2009년에 열리는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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