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동안 한국 구상화단의 활성화와 역량있는 작가를 배출해온 사단법인 목우회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한국 구상미술의 자존심을 찾고자 삼삼오오 동호회 형식의 다각적인 미술계몽운동을 펼치는데서 출발, 그 세월동안 한국적 리얼리즘을 세우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해마다 회원들이 한자리에서 정기전을 치른다. 올해로 어느덧 68회를 찍었다. 2007년엔 이례적으로 인천과 중앙에서 연이어 자리를 편다.

인천에서 회원전은 이번이 첫 나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네스코 북인천협회와 인천신문이 주관으로 나섰다. 오는 10월5일 개막, 10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전시실을 구상미술로 채운다.

▲목우회 창립 50년 회원전

바야흐로 미술계는 구상미술의 전성기가 도래했다고 할 만큼 붐이 일고 있다. 한국 화랑가 또한 젊은 구상작가들을 중심으로 작품들이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서구의 미술사조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거대하게 자본화된 미술시장에서 우리 구상미술의 리얼리즘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중심에 목우회가 있다. 어느덧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50년대 한국화단에는 급작스레 서구화 물결이 불어닥친다. 한국의 정통화법을 지켜나가던 작가와 사실계열의 작가들 사이에 불안감이 고조된다. 이에 개인적으로 창작열에 빠져 있던 리얼리즘 계열의 의식있는 작가들은 의지를 한데 모은다.

‘동미회’ ‘백만회’ ‘목일회’ 등을 통해 친목을 나누던 이종우, 도상봉, 손응성, 이종무, 최덕휴, 이병규, 박득순, 심형구, 박희만, 김인승, 박상옥, 이동훈, 김종하, 김형구, 임직순 등 서양화 1세대 작가들이 의기투합한다. 해서, 탄생한 단체가 목우회다.

창립 이듬해 1958년 중앙공보관에서 첫 회원전을 열었다. 이후 해마다 한두 차례 정기전을 이어왔다. 올해가 68회다.

한편으로는 자생미술단체로는 최초로 신진작가 발굴을 내세운 공모전을 실시한다. 1963년부터 해마다 회원전과 더불어 공모전을 통해 한국 구상미술의 발전상을 확인하고 선도해왔다. 어느덧 43회를 치렀다.

올해 전시에서는 230여명이 참여했다. 서양화, 한국화, 문인화, 수채화, 조각에 걸쳐 다양하다.

서양화에 이태길 오승우 박남재 이육록 윤경조 김춘식 고혜련, 수채화에 인천작가 김규창을 비롯 박태성 전성기 임종렬 김경수, 문인화 김무호 김영삼 박문수, 한국화 우희춘 윤평상 강장원 김옥경 배연, 조각에 전뢰진 고정수 윤영자 한진섭 배승현 작가 등 중진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인천전에 이어 10월11~18일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전을 편다. 이태길 목우회 이사장은 “회원들은 검증된 작가로서 미술계 전반에 걸쳐 발전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올해는 처음으로 인천에서 순회전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강제이주 70년 국제교류전

이번 전시에는 특별한 의미가 하나 더 있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작가들을 초청한 국제교류전이라는 점이다.

올해가 우즈베키스탄으로 고려인이 강제이주 당한 지 70년이라는 시점을 감안, 그곳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우주베키스탄 미술협회 회원 작품 50여점을 가져왔다.

목우회가 최근 몇년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 해외동포 문화사업이다. 이번에는 임원진이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축제를 찾아가 상호 국제교류전 협정을 맺었던 것이다.

러시아 문화권이면서 동·서양 감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민의 역사와 애환의 서러움을 간직하고 고려인 강제이주 70년을 맞는 우즈베키스탄 현실과 한민족의 뿌리를 생각하며 한국에서 교류전을 갖게 돼 기쁩니다. 반세기를 이어오며 고국과 타국의 경계선 속에서 희노애락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문화를 비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이사장이 의미를 단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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