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과 터키미술의 지난 반세기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눈에 띈다.

터키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작품을 들고 왔다. 이에 비길세라 국내에서도 최고의 작가들이 작품을 내놓았다.

한국과 터키가 수교를 맺고 교류해온 지 올해로 50년.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인천대학교 조형연구소와 성남문화재단이 주최자로 나서 19일부터 2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미술관에서 자리를 편다.

“이번 전시는 질과 양에서 엄청난 의미를 지녔으면서도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양국의 문화가 공식적·지속적으로 교통한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날 터키미술은 서구의 변방을 뛰어넘어 세계 미술흐름을 선도하고 있지요. 특히 이스탄불 비엔날레를 통해 자국의 전통 미술문화를 지켜가고 있습니다. 세계미술의 보편성 속에서 그들만의 특성을 끌어내는 것이 이번 전시의 주안점입니다.”

전시 총감독을 맡은 이경모 인천대 겸임교수가 의미를 짚는다.

‘1950년대 이후 한국 터키 현대미술의 단면’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양국의 작가가 25인씩 참여했다. 각각 네 파트로 나눴다.

한국의 경우 1부가 ‘확산과 환원’이다. 한국에서 모더니즘 추상미술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던 1957년 출범한 창작미술협회와 모던아트협회, 현대미술가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가정하에 작가들을 선정했다.

2부 ‘조각과 설치의 진화도식’에서는 전통개념의 조각은 물론 설치영역까지 방향을 넓혀가고 있는, 국내 조각계를 이끌고 있는 작가들이 작품을 내놓았다.

3부 주제가 ‘일상과 현실의 간극’이다. 80년대 민중미술경향과 초현실주의 경향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이 ‘미디어는 메시지’. 뉴미디어에 관심을 가진 젊은 작가들을 초대했다. 하관식, 조명식, 정현, 이수홍, 이종구, 강광, 이환범, 이탈, 김용호 등이 그들이다.

터키측의 제1주제는 ‘추상미술에서 개념미술까지’다. 195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단면을 보여준다. 2부 ‘인체에서 인체해석까지’에서는 사물을 인체로 확장해 바라보거나 인체와 성을 중심적 입장에서 바라본 작품, 그리고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신화화한 인물을 다시 익명화시킨 작업을 만날 수 있다.

3부는 현대조각과 개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이다. 4부는 ‘비디오, 사진, 설치’로 걸었다. 젊은 작가들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할릴 악데니즈, 무스타파 살림, 아뎀 겐치 등 가장 영향력있는 현대미술 작가와 유수 대형 전시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서구미술을 받아들인 역사가 터기의 경우 우리보다 100년이나 빠릅니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농익은 느낌이 있지요. 이에 반해 한국은 보다 역동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수교이후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한데 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경모 총감독이 다시한번 의의를 밝힌다.

한국에서 전시가 끝나면 터키로 옮겨 11월2일부터 15일까지 이스탄불 이시크대학 미술관에서 자리를 펼 예정이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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