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예술단 170여 단원은 2007년 여름 땀을 많이 흘렸다. 향후 인천을 대표할 창작뮤지컬 ‘바다의 문’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다.

이미 1년 전부터 기획에 들어가 뼈를 세우고 살을 붙여 드디어 한편의 뮤지컬 드라마를 완성했다. 다음달 5일부터 7일까지 4차례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 올린다.

총연출은 이종훈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이 맡았다. 일찌감치 미추홀에 세운 비류백제에 주목했다.

“지역 예술단체들이 최근들어 앞다퉈 지역성을 살리는 공연을 올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성남아트센터가 ‘남한산성’을 선보였는가 하면, 수원시는 ‘정조대왕’을 공연했지요. 현대인들이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는데서 출발했습니다. 인천에서는 비류백제가 있다는 답을 얻었어요. 세계인이 들어오는 관문으로서의 비류입니다. 그래서 타이틀을 ‘바다의 문’으로 정했습니다.” 이 감독이 기획배경을 들려준다.

홍원기 극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음악과 안무, 의상, 무대예술 분야에서 각각 국내 최고의 예술가들을 모셔왔다.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김선하, 무대예술가 윤정섭, 의상에 한진국이 환상의 스태프로 참여했다.

곧바로 주역 캐스팅에 나섰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이태원과 정상급 뮤지컬 배우 박철호가 소서노와 비류로 확정된다.

“당연히 시립예술단에서도 주역이 나와야지요. 더불 캐스팅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 감독이 덧붙인다.

전 단원을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을 했다. 시립합창단 백혜숙 수석단원이 히로인으로 뽑혔다. 역시나 합창단의 오제윤, 김종훈 단원이 각각 비류와 온조역을 맡게됐다.

극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한 변을 이렇게 밝힌다. “한 학설에 의하면 비류백제가 일본으로 건너가 천왕가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비류는 바다를 통해 해외로 진출한 우리의 원조대왕인 것이다. 인천이라는 ‘바다의 문’은 주로 외세가 들어오는 문이었다. 미추홀에서 저 바다로 나가지 못하면 저 바다로부터 들어오는 것들한데 고통과 굴욕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제 미추홀은 미래 긍정적인 ‘바다의 문’이 돼야 한다. 그 화두를 나는 비류의 미추홀에서 찾고 싶다.”

주몽과 결별한 비류가 고구려를 떠나 무리들과 함께 수 백 척의 배를 타고 미추홀을 찾아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당시 비류는 미추홀에 비류백제를 세워 바다를 근거로 한 해양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다. 그러나 육로를 통해 남하한 온조가 위례성에 또 하나의 백제를 세우면서 두 형제간 갈등이 시작된다.

비류는 내륙을 온조에게 양보하고 미추홀에 도읍을 한다. 이를 근거로 비류는 바다의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개척한다.

“노래와 춤과 무예가 넘칩니다. 역동적인 뮤지컬이죠. 어머니의 사랑도 더했어요. 휴머니즘과 감동이 있습니다. 인천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이 감독이 시민들에게 보내는 초대말이다.

5일(금) 오후 7시30분, 6일(토) 오후 3시·7시30분, 7일(일) 오후 3시. ☎5만원, 3만원, 2만원. ☎(032)420-2027~8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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