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는 ‘본초강목’에 신장을 좋게하고 혈액 순환을 도와 양기를 왕성하게 해주는 1등급 정력제라고 정의하고 있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즐겨먹는 음식이고 풍부한 단백질, 무기질, 지방, 철분, 칼슘, 비타민 등 영양가도 골고루 들어있어서 가을 영양식으로 손색없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구이보다는 야채가 듬뿍 들어간 찜 요리가 좋고, 구이를 먹을 때도 오이 등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 야채와 함께 먹는 것을 권한다.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은 사람은 부담없이 먹어도 된다.

오늘의 메뉴는 ‘대하회’와 ‘대하구이’로!

특히, 날 대하를 그대로 씹어먹는게 ‘제일 미(味)’라고 어민들이 말한다는데 오늘에서야 처음 맛볼수 있게된 대하회가 무척 기대된다.

비슷한 것으로 일식집에서의 단새우(甘えび, 아마에비)정도를 먹어보았지만 식감과 맛은 거의 날것이나 아주 살짝 익혔으므로 붉은 빛이 도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하횟감에 대해 알아보니 살아있는 활새우여야 한다. 자연산 대하는 잡은후 그물코에 걸려 일일이 따내야 하는데 이때 대하들이 전부 죽게 된단다. 따라서 우리들이 포구에서 보는 수족관속의 힘차게 물질하고 있는 대하들은 모두 양식산이다.

굳이, 자연산 대하를 날로 먹고 싶다면 대하잡이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포구에서 기다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겠다.

자- 장보기에 들어가자.

대하의 시세는 (9월12일 저녁기준) 수족관의 활대하는 kg당 3만원선이다. 요즘은 크기가 15cm전후로 조금 작을경우 45~50마리, 이보다 크면 40~45마리 정도가 된다. 보통 15~20cm의 크기가 가장 맛있다는 크기라고 알려져 있다.

또, 비록 살아있진 않지만 싱싱한 대하의 경우 kg당 활대하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활대하를 구입하여 바로 근처 횟집으로 향했다. 모두들 알다시피 어시장안의 횟집들은 공임을 받고 횟감손질이나 구이, 매운탕까지 만들어준다.

대하회는 머리를 일단 분리한 후 껍질을 벗기고 부스러지지 않게 포를 얇게 뜨는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 한번 맛을 보자. 한 점 입에 넣으니 은은한 단맛이 혀끝에서 돌다 사르르 녹아버린다. 이런 부드러운 회라면 혼자서 스무마리는 가뿐히 해치울 수 있을 것 같다.

이때 초고추장은 자제하자. 고추냉이 엷게 푼 간장을 살짝 찍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제일 첫 점은 아무것도 찍지 않고 회만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횟감 그대로의 단맛을 느껴보자. 또다른 대하회 먹는 방법은 즉석으로 펄펄 뛰는 대하를 대가리 비틀어 떼어내고 껍질을 벗겨 통마리로 먹는 것이다. 이것은 포 뜬 것과 달리 찹쌀떡처럼 찰지고 입에 척척 감기는 식감을 느낄수 있다.
회 먹고 남은 대가리는 튀김으로 만들어 먹으면 그 또한 별미다.

이제 대하구이 차례.

잘 알려진 방법인 소금구이는 천일염을 바닥에 두껍게 깔고 굽는 것으로 활새우는 기절시키거나 뚜껑을 사용해야 한다. 뜨거워진 소금과 새우 표면의 수분이 만나 골고루 익고 적당한 간이 밴다. 또다른 방법은 새우와 아주 약간의 물을 팬에 넣고 뚜껑 덮어 골고루 익힌후 다시 뚜껑을 열어 남아있는 수분을 날려버린 후 약간 더 구워 주는 것이다. 소금구이는 부드럽고 후자의 방법은 좀더 단맛이 도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활대하구이의 맛!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껍질 채 대가리에서 꼬리까지 꼭꼭 씹어 먹어도 좋고, 껍질 벗긴 달디단 하얀 속살맛 또한 기막히다. 대하로 배를 채우니 전어회가 슬금슬금 땡긴다.

요즘 대하와 함께 한창 제철인 전어가 소래포구에선 아주 착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오천원에 맛뵈기로 너댓마리 사서 회를 떴다.

가을이면 지방 함량이 높아지는 전어는 뼈까지 부드러워져서 세꼬시로 먹는데 안성맞춤이다. 담백한 대하로 시작한 오늘, 초고추장 살짝 바른 꼬시고 기름진 전어회 한입 먹으니 마무리로 아주 좋다. 뱃속이 더 허락한다면 전어구이와 매운탕에 밥까지 먹고 싶지만 이미 배는 소래산만해졌다.

어느새 밤 10시가 훌쩍 넘었으나 여전히 포구엔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금 소래포구에는 대하와 전어, 꽃게까지 풍년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이 가을에 살 찔 걱정 없는 해산물 먹으러 떠나자.

인천맛집멋집= cafe.daum.net/inchonjoa
글·사진=맛객 blog.daum.net/carto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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