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계양구에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구의 명물이 되도록 합시다”

지난 10일 서울시가 ‘차 없는 날’ 행사를 펼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벤트성 행사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이날 하루 차 없는 날 행사를 치르면서 미세먼지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시민단체들도 ‘대구차 없는 날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오는 15일 ‘차 없는 날’ 행사를 할 계획이다.

인천시 계양구 계산택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차 없는 거리’ 조성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계산택지 주민들은 온라인카페에서 의견을 수렴, 운영회의에서 ‘차없는 거리’ 조성을 위한 주민 청원서를 작성키로 하고, 지난 5일 계양구청·계양구의회·계양경찰서에 접수했다.

이들이 제안한 차없는 거리는 계양구청∼이마트(계양구청길) 간 길이 1천160m, 왕복6차선 도로다. 주말만이라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고, 길거리 공연, 사생대회, 아나바다 장터 등 다양한 문화행사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인천에서 최초로 대규모 공공택지가 개발, 주거지역으로 1만8천여 세대가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변변한 문화행사 하나 없었던 게 현실이라고 주민들은 얘기하고 있다.

최근 조성된 서운체육공원이 있긴 하지만 규모가 작아 주민들이 주말이면 타지역으로 대거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차없는 거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택지주민들은 아파트 주변에 유흥업소가 자리잡고 있어 지역 이미지 제고를 획기적으로 변신하기 위해 이같은 아이디어를 모으게 됐다고 한다. 이마트 인근 야외공연장에서 문화행사가 간혹 열리지만, 모텔촌 옆에 자리잡은 공연장이라 제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상권이 밀집된 계양구청길 대신 서부간선도로를 차없는 거리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계산택지주민연합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상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주말 차없는 거리가 자리잡게 되면 오히려 상권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관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경찰과 구청은 교통체증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택지주민들은 주민청원서에 이어 주민 서명운동 등 2차 활동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정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이 정책입안 및 행사의 주체가 될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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