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이 10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시작됐으나 ‘양허단계’ 설정 문제를 놓고 양국 협상단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첫날 협상에서 미국측은 상품 양허안(개방허용)과 서비스·투자 유보안(개방불가) 교환에 앞서 ‘양허단계’를 먼저 결정하자고 제기했다.

커틀러 대표는 협상 도중인 이날 낮 신라호텔에서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양허안 교환을 먼저 하려 했으나 양허안의 틀을 짜는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먼저 양허의 틀을 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양허단계를 5단계로 최대한 늘리자는 입장이나 미국은 최대 4단계를 넘을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쌀 시장도 개방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면서 개방을 요구했으나 우리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측 비교우위 분야인 상품을 양국의 취약고리인 농산물 및 섬유와 한데 묶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협상을 벌일 방침이다.또 미국이 공항·항만 등 대규모 정부조달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조달부문의 보호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따라서 대규모 관급사업인 학교급식에 대해선 ‘청소년 보건과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해 예외조항을 두고, 조달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이 완화되더라도 중소기업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보호조항을 넣을 방침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 자동차 8% 관세 철폐 ▲ 인터넷 교육서비스 개방 ▲ 약품 시장 개방 등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양국은 협상에서 ‘양허의 틀’ 합의외에도 ▲ 상품 양허안 ▲ 서비스·투자 유보안(개방불가) ▲ 정부조달 양허안 등을 놓고 밀고당기기식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에는 우리측에서 김종훈 수석대표를 포함해 정부 부처와 국책연구기관에서 선발된 협상단 270여명이, 미국측에선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비롯해 16개 부처 80명이 참석했다.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농민·시민 단체 회원 300여명은 신라호텔 주변에서 시국선언문 낭독을 시작으로 한미 FTA 협상 반대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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