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계양산을 복원하고, 뒤에서는 골프장을 추진하는 행정에 축하를 할 수 없습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12일 열릴 예정인 ‘계양산 징맹이고개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사업’ 기공식공식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환경단체들의 정책건의에 따라 생태통로가 추진된 만큼 시는 이들에게 기공식에 참여를 요구했지만, 환경단체 측은 시가 앞장서 계양산 롯데 골프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하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계양산과 철마산 녹지축을 연결하는 폭 100m, 길이 80m 규모의 생태통로 및 녹지축 연결사업 기공식을 12일 계양산 산림욕장에서 개최, 지역의 대표적 기관장 등 모두 400여 명이 참석하기로 하고, 식전행사 등 축하이벤트까지 준비했다.

이날 기공식을 위해 시는 지난 8월 인천환경운동연합 측에 행사에 참석, 축사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달 23일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계양산 롯데골프장 추진에 동의하자 입장을 선회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계양산의 생태통로 복원과 골프장 추진은 이중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시는 부랴부랴 인천녹색연합에 연락을 취해 행사 참여를 독려했지만, 이들 역시 같은 이유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시에 밝혔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도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앞에서는 계양산을 복원한다며 녹지축 연결 사업을 하고, 계양산 뒤편으로는 롯데건설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의 반생태적인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가 징맹이 고개에 도로를 만들 때 많은 지역인사들이 터널 방식으로 녹지축 보전을 촉구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계양산을 절단해 녹지축 단절과 중심산성 등 역사유적지도 사라지게 했고, 훼손된 녹지축을 복원하기 위해 150억 원에 달하는 시민의 혈세를 퍼붓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기공식과 관련해 인천시민위원회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12일 피켓시위를 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이날 행사는 반쪽자리 축하행사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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