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일상의 풍경들을 시트지라는 탈 예술적 재료로 표현하고 있는 박상희 작가는 방식의 독특함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중앙 화단에서는 캔버스에 플라스틱 시트지를 붙이고 일일이 칼로 오려내는 그만의 작업을 높이 산다. 지난해 서울 인사동 ‘갤러리 도스’와 ‘창 갤러리’에서 치른 초대전과 미국 뉴욕 첼시 화랑 초청전도 그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태어나 살고 있는 인천의 풍경을 담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인천적’이다.

이번엔 인천에서 여섯번째 개인전을 연다. 인천신세계갤러리가 그를 초청, 13~18일 자리를 편다.

“인천풍경을 많이 그린다는 것이 초대의 이유일거예요. 동구 송현동에서 자랐거든요. 외지 작가들보다 공간적 정서에 대한 공감이 많아요. 다니고 놀던 골목이다보니 정서가 베어있어요.”

공공의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과 도로들이 오랜시간 공간을 겹겹이 쌓아가며 삶의 특별한 공기를 내뿜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다분히 실용적인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각각의 개인에게는 사적인 감정을 유발시킨다..




“외형상 형편없는 건물이고 거리이지만 내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진 공간이다보니 친근함이 느껴지죠. 나만의 감정이 투영된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장소를 자본과 계급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걸렸다.

“아파트가 있다고 좋은 동네는 아니잖아요. 경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인천을 그리는 것은 좁은 골목과 작은 집들일 지언정 아름다움이 있으며 그래서 애착이 가기 때문입니다.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일대에 이런 건물이 있다는 것이 풍요롭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인천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죠.”

삶에 대한 욕망이 지나쳐서 비인간적인 도시환경으로 변모할 때도 있지만 그 자체가 투영된 자화상이며, 어떤 대상에 대한 애정은 함께 한 시간과 정비례한다는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시트지를 쓴 이유는 재료가 갖은 계급성에 반하고 싶은 욕구에서 기인한다.

“유화는 고급스런 이미지가 있어요. 반면 시트지는 고급예술에서는 쓰여지지 않죠. 예술이 될 수 없는 공업용 재료를 예술에 대입시켜 발생하는 충돌을 뛰어넘으려 했어요.”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주목해주는 것이 과분하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여점을 내놓는다. ☎(032)427-8401~5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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