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마임 아티스트들이 인천으로 몰려왔다.

‘국제마임축제’에서 몸짓언어의 진수를 펼쳐보이기 위해서였다.

해외팀들과 더불어 국내 내로라하는 마임 아티스트가 대거 참가, 볼륨을 더했다.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어냈다.

한해를 건너뛰고 한해 한해 행사를 키워왔다. 그 세월만큼 축제가 양적 질적으로 풍성해진다.

외국 아티스트들이 가치를 먼저 알아봤다. 해마다 축제에 참가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의 장을 연다. ‘제12회 인천 국제클라운마임 축제’가 오는 10월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9일까지 ‘작은극장 돌체’와 인천도호부청사 야외무대에서 성대한 판을 펼친다.

◇8개국 8개팀 ‘8인8색’

클라운마임협의회와 작은극장 돌체, 극단마임이 키워온 축제다. 올해는 인천신문이 공동주최로 함께 나섰다.

‘클라운마임’을 내세운 국내 유일의 페스티벌이라는 차별성을 갖는다. 아트축제를 표방하지만 누구나 즐길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 독일, 인도, 일본, 스페인,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프랑스까지 8개국에서 8개팀이 출사표를 냈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아티스트들이다.

인도에서 마임을 창시한 ‘바디 랭귀지 스쿨’의 아쇽 채터지 교장이 올해도 역시나 온다. 수년째 애정으로 인천 축제에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마임아티스트다. 독일팀 ‘아웃사이더’는 2년을 주기로 이번이 3번째 참가다. 세계 최고의 서커스를 보여주는 팀이다. 뉴질랜드 ‘미스터 쿽’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 출석 도장을 찍었다. 특별한 정서를 마임으로 녹여낸다.

올해는 남구 문학동 ‘작은극장 돌체’와 인근 인천도호부청사 야외무대로 장소를 옮겼다. 지난 4월 개관한 작은극장 돌체가 마임전용소극장을 표방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 팀이 이 작품…

▲독일 ‘아웃사이더’=시츄에이션 코미디 ‘크라켈 스펙터클’을 들고 온다. 러시아인의 슬픔과 허무한 익살 조각들을 묶어 표현한다. 익살과 스케치, 판토마임, 서커스 숫자로 구성된 광대 연극을 펼친다. 팀 리더인 스타니슬라브 보그다노는 광대 연극 감독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미스터 쿽’=팀 리더 러셀 그레이는 2001년부터 20여개국에서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북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길거리 쇼로 환호를 받았다. 괴짜스럽고 독특한 코미디를 선보인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 보다 더 짧은 시간에 고무 얼굴로 변신한다.

▲인도 ‘바디 랭귀지 스쿨’=넌버벌 아트의 과학적인 발전과 예술을 향한 책임감으로 설립된 학교다. 팀 리더이자 교장인 아쇽 채터지는 인도마임과 국제 넌버벌 아트 창시자로 꼽힌다. 인도 민속이야기 ‘어부’를 들고 온다. 고기잡이로 끼니를 이어가는 어부의 일상을 그렸다. 현대판 ‘로미오 & 줄리엣’도 있다. 광대한 진실을 보여주는 마임극 ‘탄생에서 죽음까지’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파라피글리아’=작품명이 ‘4개의 의자’다. 의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짧은 판토마임 넷을 엮었다. 의자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하는 캐릭터와 플레이가 돋보인다. 팀 리더인 스테파노 아모리 감독 작품이다.

▲일본 ‘옌 타운 풀즈’=10여년동안 솔로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클라운들이 2002년 결성한 그룹이다. 인천 무대는 이번이 여섯번째. 작품 ‘재밌는 쇼’를 선사한다.

▲스페인·아르헨티나 ‘씨아 코코콕=두 자매가 열광적인 쇼를 제공하기 위해 뭉쳤다. 신비하면서도 우아한 상징적인 이야기와 약간의 실수를 보여준다. 라이브 음악과 아크로바틱, 저글링을 펼친다.

▲스페인 ‘아드리안 콘드’=아드리안 콘드가 1인극 ‘나의 작은 텐트’를 들고 왔다. 아드리안은 도시 광장 한복판에 텐트를 세우고 사람들에게 쇼를 보여주었다. 저글러와 광대들이 그와 함께 했다. 익살스러움에서 나오는 마술묘기가 특별하다.

▲한국 ‘클라운마임협의회’=극단 마임의 새롭게 다가가는 핸드벨 이야기다. 익살스런 클라운 연기에 천진한 놀이로 연주하는 그들만의 언어가 훈훈한 뮤지컬 세계로 인도한다.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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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폭소 감동 한가득

“불타는 의지 하나로 멋모르고 시작했습니다. 지난 95년 극단마임과 소극장 돌체를 이끌고 있던 최규호 대표가 인천연극협회 지회장으로서 그해 인천에서 개최된 전국연극제 특별행사 ‘국제마임축제’를 열었지요. 한국마임협의회 회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연극제 오프닝 세레머니로 야외공연도 하고, 내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상숙 작은극장 돌체 대표가 옛 기억을 환기시킨다.

몇해 전부터 일본팀과 교류를 해온 것이 재산이 됐다. 그들과 연계해 캐나다 홍콩 미국팀들을 불러왔다. 국제행사로 제대로 규모를 갖추었다.

이듬해엔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 자금이 문제였다. 협회 등 외부의 지원없이 민간극단 차원에서 꾸리기엔 버거웠기 때문이다. 내부적 고민이 많았다. 결론은 ‘다시 축제를 열자’ 쪽으로 갔다.

“관객들로부터 올핸 안하느냐는 문의가 왔어요. 그간 쌓았던 소극장 돌체의 명성이 우리 행사에 대한 신뢰로 돌아왔다고 판단했지요. 실제로 외국팀들 뿐만아니라 우리 작품이 큰 호응을 얻었거든요. 클라운과 마임을 합한 축제로 다시 뿌리내려보자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때부터 이름을 ‘인천 국제클라운마임축제’로 내걸었다. 중심에는 클라운 마임 장르를 개척한 최규호 대표가 있었다. 마임축제는 춘천의 아성을 넘을 수 없었다. 클라운마임이야말로 인천만의 독자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민간단체가 주도적으로 키워온 축제가 어느덧 올해 12회를 맞았다.

“세계 최고의 마임 아티스트들이 와서 펼치는 풍성한 축제임에도 일부 마니아층에 의해 향유되는 것이 늘 아쉬웠습니다. 개인 단체로서 홍보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죠. 올해는 이부분 걱정을 덜었습니다.” 박 대표는 인천신문이 파트너로 나서 준 것을 반겼다.

“한번 참가한 팀들은 다시 오겠다는 요청을 해옵니다. 그만큼 인정받은 축제지요. 재정비후 10년이 되는 내년엔 ‘2009 인천도시엑스포’ Pre 축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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