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1위·스위스)가 총상금 183억원이 걸린 최고권위의 윔블던테니스 남자 단식 4연패를 달성했다.

페더러는 9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클레이코트 60연승 신화의 주인공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을 3-1(6-0 7-6<7-5> 6-7<2-7> 6-3)로 물리치고 잔디코트 48연승(윔블던코트 28연승)과 함께 개인 통산 8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우승상금은 11억5천500만원(65만5천 파운드).

페더러는 이전 대회인 프랑스오픈 결승 포함, 올해 자신에게 4번이나 수모를 안긴 나달에게 멋지게 설욕하며 세계랭킹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4연패는 지난 2000년 당대 최고 선수라던 피트 샘프라스(미국) 이후 6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역대 7번째 이고 프로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허용된 오픈시대 이후로는 비욘 보리(스웨덴), 샘프라스에 이어 세번째다.샘프라스는 1993년~1995년 3연패를 비롯, 이 대회 남자 단식을 7번이나 제패해 영국의 W.C 렌쇼와 더불어 최다 우승자로 기록돼 있다.

잔디코트의 황제와 클레이코트의 황태자가 맞붙은 이날 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 빅 매치답게 시종 긴장감 넘치는 게임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승리는 서브와 스트로크 등 월등한 기량을 앞세워 잔디코트에서 펄펄 난 페더러의 몫이었다.

페더러는 서브 에이스 4개를 앞세워 나달을 몰아붙인 끝에 1세트를 24분만에 6-0으로 쉽게 이겼다.이어 2세트에서도 4-5로 뒤진 9번째 나달의 게임에서 상대 더블폴트와 포핸드스트로크 범실을 틈타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타이 브레이크 끝에 2세트도 가져왔다.이어 2-1로 앞선 4세트, 2-1로 앞서던 4번째 게임에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페더러는 “오늘 경기는 매우 중요한 게임이었다. 만약 나달에게 졌다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우승을 연속으로 내주는 것이기에 나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상대 전적에서 변화를 위해서 오늘 꼭 이기고 싶었고 윔블던 코트야 말로 가장 이기기 쉬운 장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나달은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따내며 1976년 비욘 보리 이후 무실세트 우승에 도전하던 페더러의 목표에 흠집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막을 내린 여자 복식에서는 올 호주오픈 우승조인 중국의 쳉지(37위)-얀지(79위)조가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아시안 파워를 과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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