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정용국이 세번째 개인전에서 내놓은 작품은 한결같이 ‘Organic Garden(유기적 정원)’이라는 표제를 달았다.

작가는 식물의 형상과 몸의 내부기관 형상이 닮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원수를 파는 수목원 풍경을 모티브로 해 한작품씩 만들어 갔다.

향냐무에서 콩팥의 이미지를 , 은행나무에서 뇌의 주름을 , 침엽수에선 폐, 꽃에서는 난소의 이미지를 찾아낸다. 또한 뿌리에서는 혈관계의 구조를 연상한다.

인체의 장기와 식물 이미지를 중첩시키면서 얻어낸 복합적인 형태를 정원으로 재현한다. 몸을 구성하는 내부기관을 식물의 형태와 풍경으로 치환해낸 것이다.

전시 타이틀도 작품명을 그대로 따왔다. 4~10일 인천신세계갤러리를 채운다.

정용국은 장기의 형태를 분절시키고 해체하면서 몸 이라는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간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화폭에 놓여질 때 인체 내부 장기의 위치가 아니라 분열되고 복제된다. 나아가 시작과 끝이 모호한 상태로 증식된다.

이들 작품은 철학자 들뢰즈가 제시한 개념 리좀(rhizome)의 형태와 닮았다. 접속이 자유롭게 이어진 뿌리를 의미하는 리좀과 같이 ‘유기적 정원’은 끊임없이 자기증식을 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정체성 분열로 인한 인간의 다중적인 자아상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유기적 정원’은 인간의 무의식적인 욕망을 담고 있는 풍경이다. 이러한 풍경은 대립적인 요소들이 공존하는 인간의 심리와 끊임없이 생성되는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모두 20여점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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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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