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이은재와 조각가 임일태가 ‘따로 또 같은’ 전시회로 뭉쳤다. 유사한 경향을 갖은 작가들의 그룹전이 일상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장르의 2인전은 사뭇 색다르다.

“도자기를 흙으로 구워내는 것처럼 조각의 재료를 테라코타로 선택한다면 같은 흙이라는 유사성이 있습니다. 임일택은 테라코타로 작업을 하는 지역내 몇 안되는 조각가입니다.” 이은재 작가의 설명이다.

지기로 친분을 맺어온 두 사람이 2년전 술자리서 의기투합했다. 장소 대관문제로 속앓이를 한 끝에 드디어 남구 주안 혜원갤러리에서 13일부터 전시회를 연다.오래 준비한만큼 작품수도 많다. 쓰임새 있는 생활도예가 50여 시리즈(200여점), 어릴적 추억을 담은 테라코타 작품이 20여점에 달한다.

주제를 ‘생활, 느낌…회상’으로 정했다.일상에서 너무나 친근한 도예작품을 만나는 ‘생활’이다. ‘느낌’은 정감이 묻어나는 조각품과의 마주침을 뜻한다. ‘회상’은 작가를 돌아보는 것이다.

“바탕은 분청사기 기법을 응용하되, 전체적으로는 현대적 감각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도자기를 선보입니다.” 이 작가가 경향을 푼다.타이틀이 재밌다. 독신들을 위한 반합세트가 ‘밥먹고 얘기하자’라면, 가족단위 반합세트는 ‘밥먹으면서 얘기하자’. 찻상 다기세트는 ‘함께 차마실때’ ‘둘이서 마실때’라고 붙였다. “작품을 보는 순간 누구나 가져가 사용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끔 공을 들였습니다.”

다음은 조각품. 어릴적 논두렁 근처 아궁이에서 고구마를 구워먹는 모습이라든다, 소나기를 피해 연잎은 쓰고 뛰어가는 모습을 대하는 순간 그 시절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테라코타는 유약을 바르지 않아 흙의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죠. 옹기를 만드는 흙을 사용합니다. 반면 도자기는 그보다 더 높은 고온에서 소성하는 독입니다. 닮은 점은 흙을 매개로 한다는 점이죠.” 두 작가는 친근함이 있는 전시에 와달라는 당부를 붙인다.
19일까지. ☎011-258-2663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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