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로 작업을 한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전 작품에 써보라고 주신 우각이 만남의 시작이었죠. 유산이자 부친의 분신인 뿔을 잡고 그동안 고집과 어리광을 부렸다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제 뿔작업을 마감하고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려 합니다.”

인천의 중견 조각가 신종택씨가 트레이드 마크인 ‘뿔’을 마감하는 전시를 연다. 이번 작품에 자신의 온 기를 모았다고 말한다.5년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13~19일 인천신세계갤러리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그의 말대로 의미가 특별하다.18년간의 교직생활을 접었다. 그가 밝힌 이유는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위해서’.

“20년전 인천에 오면서 예술을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교직이었죠. 내재적 열정을 쏟으려 나름대로 몸부림쳐온 세월입니다. 더이상 교직에 있으면서 작가를 하는 것이 힘에 부친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사표를 냈습니다.”

2003년 5월일이다. 이후 1년여동안 혼전히 작품에 몰두했다. “뿔은 강인함의 상징입니다. 위엄과 품위를 소리없이 강하게 드러내는 자기표현이죠. 동시에 부드러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날카로운 끝은 부드러운 곡선에 의해 마무리되거든요. 이런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품고 있는 속성은 우리 민족성과 일맥상통합니다. 아름다운 모습과 부드러운 몸짓을 좋아하면서도 강직한 기풍을 갖은 조상들의 멋이 뿔과 닮았죠.”

뿔에 대한 애정을 완전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제 그가 뿔 작업을 마감하려 한다.다시 시작하려는 대상은 ‘못’이다. 한국적인 것을 끌어내려는 데 진정성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뿔과 연장선상에 있다.

“못을 보면서 전통이라는 매력을 느꼈죠.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것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점이 마음을 끌었습니다. 다음 전시는 못으로 작업한 실험전이 될 겁니다.”

뿔을 마무리하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예외적으로 스테인리스를 재료로 선택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입니다. 차가우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느낌이 있습니다.”기존의 대리석 작품도 내놓았다. 모두 20여점이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