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미래 항만공사가 약속드립니다’를 기치로 내걸고 항만운영의 민간경영시대를 연 인천항만공사가 11일 출범 1년을 맞았다.

기대와 우려속에 출범한 인천항만공사(IPA)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는 당사자인 IPA와 관련업계간 완전히 다른 평가를 내린다.IPA측은 여러가지 부족하지만 특정 계층 주도로 운영되던 인천항이 어떤 기준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관련업계는 IPA 출범에 대해 ‘잘못됐다’와 ‘지켜보자’ 등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이다.이런 갈등구조속에서도 IPA는 인천항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핵심주체라는 점에대해 누구도 부정하진 않는다.

IPA는 그동안의 정책들에 대해 관련업계의 불만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일련의 정책들은 모두 인천항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IPA와 관련업계간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년을 되돌아 봤다.

◆인천항만공사 자체 평가

인천항만공사(IPA)는 10일 ‘출범 1주년 성과와 발전과제’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항만운영 ▲마케팅활동, ▲항만인프라 구축 ▲대고객서비스 ▲경영혁신 ▲향후발전과제 등 각 분야별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자료에 따르면 인천항 컨테이너물동량이 IPA가 출범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20%대 이상의 급증세가 지속되고 컨테이너 신규항로 개설등의 실질적 효과를 거뒀다.

IPA는 이같은 증가세가 올해도 계속돼 올해 예상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11.5% 증가한 1억3천800만t, 컨테이너는 전년대비 26.2% 증가한 14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1개 기준)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인천항이 기상으로 인한 통항제한과 항만시설 부족으로 체선율이 다른 항만보다 비교적 높았으나 IPA 설립 이후 전체 입항선박 체선율이 13.1%로 과거 14.1%보다 10% 감소했고 컨테이너선박도 4.0%로 전보다 0.6% 감소했다고 밝혔다.

IPA는 관련 업계의 불만이 커진 내항 공영창고와 야적장 사용체계에 대해 기존 사업자가 관습저긍로 전용사용과 다름없이 사용하던 야적장과 창고에 대해 화물체화료 부과방식에서 전용사용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부두 운영이 높아지고 안정적인 영업공간이 제공됐다고 평가했다.오는 2011년까지 항만하역장비 현대화를 위한 장비구입자금 융자에 대한 이자차액 8억원에 대해서도 IPA가 예산으로 지원해 항만하역생산성을 높이기위한 조치를 지원했다.

특히 인천항에 부족한 장비기능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기관인 인천항만연수원에 올해 2억원을 지원해 컨테이너하역장비와 교육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이는 과거 정부가 관리하던 시절에는 생각할수 없없던 파격적인 지원 조치다.

마케팅분야는 IPA 출범이후 가장 달라진 점이다.과거 인천항에 정기컨테이너항로가 폐쇄되어도 누가 신경쓰지 않았으나 IPA 출범이후 선사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대외홍보강화로 신규항로가 크게 늘었다. 대중국과 서남아시아, 유럽지역에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인천항에 대한 대외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PA는 항만인프라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그동안 유휴지로 있던 남항 제1, 2준설토투기장을 최근 물류단지로 운영하기위한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천항의 고질적 문제였던 인천항국제여객터미널 환경도 개선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화물 개포장 시설을 확충하고 제2국제여객터미널 은행유치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이용객들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의계약 관행이 유지되며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었언 항만부지에 대해서도 전자공개입찰시스템을 도입해 투명하고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들이 부지를 임대받을수 있도록했다.IPA는 앞으로 인천신항과 남항 국제여객부두, 항만배후단지 등 항만인프라시설을 조기에 갖춰야만 인천항으로 밀려드는 화물들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PA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부족한 항만시설과 배후시설 확보이다.

서정호 IPA사장은 “현재의 항만시설로는 국제적인 항만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의 증가속도로보면 조만간 시설부족으로 선박과 화물을 받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서사장은 “급증하는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항만시설, 즉 컨테이너 전용터미널과 배후 항만부지를 제 때 공급해주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항만관련업계 평가

출범초기 하역회사와의 대치국면으로 시작됐던 IPA와 관련업계간 갈등은 항만부지 임대문제가 불거지면서 선사, 창고운영사 등 관련업계 전체로 확대됐다.IPA가 출범후 성과로 평가하고 있는 내항 공영창고와 항만부지 전자공개입찰제 도입에 따른 임대료 상승은 기존 항만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입찰마감한 제1, 2준설토투기장과 석탄부두 컨테이너 장치장 입찰과정에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적용한 것은 결론적으로 인천항이 국내 다른 경쟁항만 보다 막대한 비용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국유재산법에 의한 공시지가 기준과 항만법에의한 부지임대료 적용의 차이는 평당 1천원하던 항만부지가 3천원대로 3배 가까이 뛰는 셈이다.IPA는 공정하고 투명한 정책시행을 위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항만부지 임대사업자 선정제도를 공개경쟁입찰을 도입했고 특정 기업의 이윤추구의 대상이 아닌 적정한 대가를 쓰고 사용하라는 취지에서 공시지가를 적용해 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는 기존 하역회사와 항만부지 임대사업자에게는 막대한 비용부담을 안겨줬다.관련업계는 IPA의 항만부지 임대 정책에 대해 항만운영이라는 공익적 역할을 벗어나 부동산 임대사업자와 같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관련업계는 “재정적으로 열악한 IPA가 수지구조를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올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경쟁항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1년이 지난 IPA는 계약직 포함 117명으로 시작했던 조직이 현재 134명으로 17명이나 늘어났다. 조직이 점차 비대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조직 확대는 당연히 IPA의 경상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지난 7년여간의 오랜 협의끝에 어렵게 출발한 IPA의 1년에 대한 평가는 칭찬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