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대 포르투갈 축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골든 제너레이션(황금세대)’의 대표주자 루이스 피구(34·인터밀란)가 마침내 지난 15년 간 입어왔던 포르투갈 대표팀의 자줏빛 유니폼을 완전히 반납했다.

피구는 9일(한국시간) 오전 치러진 2006 독일월드컵 3, 4위전 독일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대표팀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피구는 이날 후반 32분 스트라이커 파울레타와 교체 출전해 경기종료 2분을 남기고 터진 누누 고메즈의 추격골에 크로스 도움을 주면서 팀의 ‘영패’를 모면하게 만들었다.

지난 1989년과 1991년 포르투갈의 세계청소년대회(U-20) 연속 우승을 이끌면서 ‘황금세대’로 부렸던 피구는 1991년 10월 19살의 나이로 룩셈부르크와 A매치를 통해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에우제비오 이후 포르투갈 최고의 선수로 손꼽혀온 피구는 유로2004를 마친 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소속팀(당시 레알 마드리드)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대표팀 감독의 설득으로 이번 독일월드컵을 대표팀 고별무대로 삼았다.

하지만 피구는 지난 15년 간 127경기에 나서 32골을 터트리면서 세계 최정상급 측면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한번도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는 씁쓸함을 남긴 채 결국 대표팀에서 은퇴하게 됐다.

이 때문일까. 피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15분여의 짧은 출전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피구는 “나의 대표팀 이력을 이렇게 끝내는 게 너무 아쉽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독일은 3위를 차지할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이날 패배의 쓰린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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