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동안의 항해를 위해 닻을 올린 ‘박승숙’호(號)의 기항점은 탈(脫)슬럼화다. 인천의 중심도시 중구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중구는 성장 잠재력이 무궁한 지역이지만 전형적인 구도심으로 전락했습니다. 행정과 정치권의 무관심이 원인이었습니다.” 박 청장은 중구의 곳곳에서 그 가능성을 읽고 있다.동북아시아의 관문인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과 수도권 최대의 항만, 국내 최고(最古)이자 최대인 차이나타운, 근대건축물이 즐비한 개항장 거리…. 그의 눈에는 하나같이 지역경제활성화와 주민생활수준 향상 등 성장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소중한 자산들이다.

“도심 인프라를 재구축하고 지역경제를 살려 과거의 번영기를 반드시 되찾겠습니다.” 할아버지 대(代)부터 중구의 토박이로 살아온 박청장의 목표는 중구를 인천을 대표하는 도심지로 부활, 구민의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박 청장은 경제 활성화의 무게 중심을 재래시장과 상가 활성화에 뒀다. 상가번영회와 논의해 상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대형 할인마트와 재래상가의 균형있는 발전을 꾀하겠다는게 그의 구상이다.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도록 자유공원~인천역~월미도~차이나타운을 관광벨트로 묶어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 거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 구간에 들여 놓기로 한 노면전차 건설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재래시장 주변에 주차장 확보도 풀어야 할 숙제다.

동시에 자유공원 일대에 산재한 개화기 근대건축물을 복원해 후손들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강구할 예정이다.또 이곳 차이나타운에 중국어 마을을 세워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수도권의 관광명소로 자리를 굳힌 차이나타운은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을 이미 넘어 성공예감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박 청장은 수도권의 유일의 항만도시라는 강점에 주목한다. 배가 들락거리고, 화물을 실어나르는 것만이 항만의 전부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구민과 관광객들이 바다를 접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항만이라는 것이다.

중구는 국가경제의 원동력인 인천공항을 비롯해 항만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 시설이 지역경제에 파급되는 영향은 적다는 사실을 잘 아는 그는 이들 시설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추진할 방침이다.

항만과 그 주변지역의 날림먼지 발생량도 줄일 계획이다. 또 북항으로 이전하는 고철부두 등 항만을 단계적으로 시민에게 개방해 구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꾸밀 생각이다.내륙뿐만 아니라 영종과의 균형발전도 박 청장이 해결해야할 몫이다.

영종도에 구립 경기장을 세울 예정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뒤따라 녹록치 않은 사업이다. 지대가 높은 곳을 물색해 다목적 구립회관을 지을 계획도 고려중이다. 컨벤션센터 기능을 갖춘 다목적 구립회관에는 공연 공간과 체육관 시설을 함께 넣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작정이다.

“구민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복지시책을 펼치겠습니다.” 박 청장은 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복지도시 건설을 꿈꾸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애인과 노년층이 소외받지 않는 중구를 만드는 것이다.

‘청장실 문을 항상 열어 놓겠다’고 선언한 박 청장은 특히 노년층 등에 대한 행정적 지원에 바짝 신경을 쓸 생각이다.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는 노년층을 위해 구청안에 전담창구를 마련한 뒤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살림정치’를 표방한 그는 중구가 구도심권으로 전락한데는 급속한 노년사회 진입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진단한다. 노년층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세우지 않고는 제2의 번성기는 찾아오지 않는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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