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이 저임금과 처우 개선 등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노동조합을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비정규직인 이들은 인천공항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근무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용역업체 직원들이다.

이들이 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관문이며 동북아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최일선 현장에근무하면서도 그만한 대우를 못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용역업체가 교체될 때마다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용역업체는 30여곳에 4천여명이다. 이중 노조가 설립된 곳은 공항소방대를 비롯, 탑승교, 여객터미널 유지관리, 경비보안시스템 유지보수, 통신자동화 및 통합정보시스템 유지관리, 교통관리운영, 씨큐리티코리아(주), 서운STS 등 15곳에 노조원은 1천500여명에 달한다.

이들중 특수경비원 신분이면서 인천공항과 여객터미널과 내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업체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인천공항의 보안문제와 직결된다.지난 4월 여객터미널 경비를 맡고 있는 씨큐리티코리아의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 사측과 대화를 하고 있으며 지난달 29일에도 인천공항 내외곽 경비를 맡은 서운STS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이들 경비업체만이 아닌 인천공항 보안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보안검색업체인 (주)유니에스와 (주)조은시스템도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들은 특수경비원법상 단체행동권은 없지만 노사대화가 결렬될 경우 파업 등도 강행할 태세여서 자칫 인천공항의 보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다른 용역업체와 마찬가지로 보안을 담당하는 특수경비원들이 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저임금과 처우개선, 복지 향상 때문이다.이들은 보통 월 평균 100만원~15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이 하는 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용역업체를 통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용역업체들이 이를 빼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에 비하면 많게는 3~4배나 적어 상대적 박탈감도 작용하고 있다. 모 노조 관계자는 “용역업체중 노조가 설립된 업체는 공항공사에서 지급하는 금액중 97%를 받고 있지만 노조가 없는 일반 업체는 73% 밖에 못받는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저임금과 함께 처우, 복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꾸준한 요구로 많이 개선은 됐지만 아직까지도 정부기관원과 공항공사 직원들은 목에 힘을 주고 명령 하듯이 용역업체 직원들을 부하처럼 다루고 있으며, 모 업체는 매년 피복비가 지급되는데도 2~3년 같은 옷만 입는 곳도 있다고 한 노조 관계자는 털어놨다.

또한 모업체는 직원이 500여명에 달하는데도 여객터미널에 고작 20여평 휴게실만 마련, 좁은 공간에서 휴식도 하기 힘들고 주 5일제 근무제가 시행됐음에도 근무행태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들은 최첨단 시설에 매년 세계 최고의 서비스 공항으로 평가받는 인천공항에서 일하고 있지만 모든 부문에도 대우 등이 열악해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인천공항 용역업체 13개 노조들은 ‘비정규연대’를 구성, 처우 개선 등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

비정규 연대의 한 관계자는 “세계의 최고의 공항에서 근무하지만 용역업체들의 실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계조차 꾸려 나가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나서 용역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철기자 terryu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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