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감독 안병기 /주연 고소영 강성진

매일 밤 9시56분이면 아파트의 불이 일제히 꺼진다. 불만 꺼진다면야 큰 문제될 것이 없다. 진짜 문제는 바로 그 시각,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당한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 그 살해현장을 매번 목격한다는 것. 그렇다면 범인은 이 여자일까, 아니면 이상성격의 살인자일까, 그것도 아니면 아파트를 떠도는 원혼일까. 아무리 무서워도 범인을 알고 싶으면 두눈 부릅뜨고 영화를 끝까지 봐야할 듯.

▲캐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감독 고어 버빈스키 /주연 조니 뎁, 키라 나이틀링, 올랜도 블룸

고만고만한 블록버스터 영화였던 1편에 비해 이번에는 볼거리와 재미를 대폭 강조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편에서 해적 바르보사에게 뺏겼던 해적선 블랙 펄을 타고 여유로운 항해를 벌이던 우리의 주인공 잭 스패로에게 또 다시 위기가 찾아 온다. 전설적인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과 그곳의 선장 데이비드 존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 그러나 스패로의 친구 아닌 친구 윌과 엘리자베스 커플이 곤경에 처한 그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라스트 키스=감독 가브리엘레 무치노 /주연 스테파노 아코시, 스테파니아 센디렐리

서른을 코앞에 둔 청년 카를로는 오랜 연인 줄리아의 임신 소식을 한껏 마음이 들뜬다. 둘 사이의 사랑은 이제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상태. 그러나 인생과 사랑은 때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우연히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카를로가 18살 숫처녀와 갑작스런 사랑에 빠지는 것. 카를로는 줄리아를 버리고 이 소녀를 택할 것인가. 매일 만나는 그렇고 그런 멜로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이런 이야기에 빠져 드는 건, 우리의 실제삶이 비슷한 궤도를 그리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탈리아 영화. 이탈리아 특유의 빠른 대사와 소동극이 볼만한 작품이다.

오동진 영화전문기자 ohd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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