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Vs '괴물'

한국영화시장 반전시킬 회심의 카드될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여름 한국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형 한국영화 두 편이 곧 개봉될 예정이어서 영화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인공 영화 두편은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이 영화들은 최근 잇달아 대대적인 시사회를 여는 등 관객 맞을 채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한반도

‘실미도’와 ‘공공의 적’ 시리즈를 만들어 흥행신화를 낳은 강우석 감독의 작품답게 최근 시사회 역시 거의 전국의 영화인들이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한반도’를 보고 평단에서는 예상과는 다소 다른 작품이 나왔다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

당초 일부에서는 대규모 한일 군사작전이 펼쳐지는 등 밀리터리 액션영화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봤으나 막상 영화는 한반도 국제정치 역학 관계를 둘러싼 보다 정교한 정치영화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나 일본을 상대로 하는 군사적 충돌보다는 그같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 내부가 균열돼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고, 나아가 그같은 갈등의 근본 ‘악’은 제5열, 곧 내부의 적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한반도’는 ‘실미도’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 아니라 ‘공공의 적’의 후속 격 작품이라는 얘기다.일부에서는 이미 ‘실미도’ 등을 통해 1천200만 관객을 모은 전작들의 ‘신화’가 이번 ‘한반도’에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신중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시 1천만 관객의 신화를 꿈꾸기보다는 적정 수준의 관객을 고려함으로써 기대치를 다소 낮추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

‘한반도’는 순제작비만 98억 원 정도 투입됐으며 국내 영화로서는 드물게 해상에서 교전 상황에 놓이는 해군 구축함 신과 전투기 동원 신, 대형 폭파 신 등을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는 오는 7월13일 전국에서 동시 개봉된다.

▲괴물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 역시 최근 언론 시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이미 이 영화는 지난 5월 열린 제5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으며 2006년 하반기 한국영화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상태다.

‘괴물’은 한강변에 나타난 괴수에게 딸을 빼앗긴 남자 박강두(송강호)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잃어버린 딸을 찾아 한강 구석구석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비추어 내는 중층적이고 다의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한국영화에서 거의 시도된 적 없었던 괴수영화인 만큼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된 건 ‘괴물’의 실제 모습. ‘반지의 제왕’ ‘킹콩’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가 직접 제작에 참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속 괴물의 모습은 아가미가 변형된 물고기로 다소 끔찍한 모습. 할리우드 영화 ‘에일리언’이 연상된다.

봉 감독의 전작인 ‘살인의 추억’의 출연진이 대거 나오는 것 또한 이번 영화의 특징. 변희봉, 송강호, 박해일까지 주연배우 대부분이 그대로 참여했다. ‘괴물’은 오는 7월27일 개봉한다.

오동진 영화전문기자 ohd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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