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경북 포항 동북방 48km 해상에서 추락한 F-15K의 잔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군과 한국해양연구원이 추락 지점 해저에서 기체잔해를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소식통은 3일 “지난달 25일부터 탐색선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는 기체잔해 수색작업 결과 잔해가 있는 해저 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해당지점에 블랙박스가 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도 이날 오전 F-15K 잔해 탐색작업 경과 브리핑에서 “한국해양연구원의 탐색선이 지난달 29일 F-15K 추락 지점인 포항 동북방 48km 바다 밑에서 기체잔해를 최종 확인한 뒤 임무를 종료하고 다음날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5일부터 F-15K 추락 원인을 밝혀줄 핵심 장치인 블랙박스 회수를 위해 투입된 한국해양연구원의 탐색선 ‘해양 2000호’(2천500t급)가 잔해위치를 최종 확인했다는 것이다.

‘해양 2000호’는 음파탐지기(SONAR)를 이용해 수심 370여m 해저에서 F-15K의 잔해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간업체인 케이티서브마린(KT Submarine)이 보유한 인양선 ‘바다로’(1만2천t급)가 잔해가 발견된 해상에 투입돼 무인해중작업장치(Remote Operation Vehicle)를 이용해 수중촬영을 하면서 항공기 잔해를 식별하고 있다.

그러나 기체 잔해가 펄 속에 묻혀있고 해저 시계(가시거리)가30~50cm 정도로불량해 탐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공군 권오성(준장) 정책홍보실장은 “아직까지 블랙박스 유무나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블랙박스 식별 및 인양에 최우선을 두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체잔해가 발견된 곳에서 블랙박스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장에서 랜딩기어 등 20여 점의 기체잔해를 수거했지만 블랙박스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F-15K 기체 하단 오른쪽에 장착돼 엔진작동 과정과 비행기록 자료, 조종사 음성등이 자동기록되는 블랙박스는 항공기에서 분리될 경우 적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 발신음을 내지 않도록 설계돼 탐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랙박스는 해저 6km에서 30일 가량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블랙박스가 수거되면 제작사인 미국의 스미스 인더스트리스社로 보내 데이터를 복원한 뒤 미국 공군안전센터로 전달해 정밀분석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일정기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 준장은 “블랙박스 분석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고조사요원 2명을 미국으로 보내 블랙박스 데이터를 분석하는 모든 과정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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