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치지 않은데다, 밭에서 바로 따 싱싱한 것을 먹을 수 있으니까 좋아들 하지요. 깻잎처럼 양념간장에 절였다 먹으면 향이 좋다고 매년 사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산 15 경남 4차 아파트 뒤편의 밭에서 여름 야채를 기르는 신정자씨(65). 그는 이웃 사람들에게 ‘삼백초 할머니’라고 불린다. 도심지에서는 드물게 약용으로 쓰는 삼백초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삼백초는 후추목 삼백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뿌리 잎 꽃이 흰색이라서 그렇게 부르기도 하고 꽃이 필 무렵 위의 잎 세 개가 흰색으로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말려 몸이 붓고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쓰고, 각기, 황달, 간염 등에도 사용하는데, 웰빙 바람이 불면서 일반 식용이나 미용용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흔히들 보리차 처럼 끓여놓고 먹는데 지금은 먹는 방법이 아주 다양해졌어요. 돼지고기 잴 때 마른 잎을 부셔서 넣으면 누린내가 없어져요. 생 잎으로 고기를 싸먹으면 입안에 은은한 향이 돌면서 느끼하지 않고. 어떤 아주머니는 삼백초를 계속 끓여 먹였더니 아들 아토피가 덜해졌다고 하데요.”

천연화장품, 비누, 건강보조식품 등 인터넷 검색창에 뜨는 삼백초 관련 여러 정보가 삼백초의 활용도를 잘 보여준다. 삼백초는 현재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30년 넘는 야채장사로 건강을 많이 해쳐 내 몸 치료해볼까 하고 심기 시작한 것이 삼백초였다고 한다. 주인 역시 그 덕을 보며, 지금은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이들과 이웃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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