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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숯가마의 효능
일천 도가 넘는 뻐얼건 화염이 솟아오르며 이글거리는 화덕 입구에 앉아 불을 쐰다. 아마 화산이 터지는 분화구가 저럴진대. 그런 불 앞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안구를 돌리거나, 가슴과 등을 골고루 쐬고 있다. 참숯의 성분이 골고루 뼈 속까지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멀찌감치 앉아 이글거리는 불을 보니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학교 갔다 돌아오면 화롯불에 밥과 국을 데우고 덤으로 고구마나 감자 하나를 묻어두어 식량에 보태었던 화롯불이 내 친구였는데, 지금은 볼 수 없는 물건으로 아쉬움만 남는다. 숯가마방에 가면 저온 찜질방부터 서서히 온 몸에 열기를 집어넣는 것이 순서이다. 컴컴한 토굴 안엔 자신의 몸을 다듬기 위한 땀과 씨름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같은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기에 몸 만드는 얘기가 주류를 이룬다.

몇 십 년 찜질방을 다녔다는 할머니의 강의를 듣다보니, 얼굴과 온몸에서 노폐물이 술술 빠져 나온다. 화끈한 기운이 굴 안의 구석구석을 돌아 내 살갗에 파고든다. 마디마디 느슨해지는 몸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다. 가부좌를 틀고 요가를 하는 이도 보인다. 이런 저런 동작을 해 보려고 시도는 하지만 움직이지 않던 근육이 놀래 고통을 줄 뿐이다.

무슨 일이든 '과하면 해가 된다'는 말이 있다. 오랜 수련으로 단련된 분들의 능숙한 자세에 부러움만 느끼고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욕심을 내선 안 된다는 철칙을 염두에 두고 '매일 운동을 하자'고 마음먹는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밖으로 나와 꿀맛 같은 수박 몇 조각으로 갈증을 달랜다. 시원한 공기로 몸의 열기를 식힌 다음 중온, 고온 토굴을 차례로 다녀 남은 노폐물을 모두 뱉어 낸다.

온 코스를 돌고 난 후에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다가 손의 감촉이 다르게 느껴진다. 화장품 선전에 '감촉이 촉촉해요' 처럼 번들거리는 얼굴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숯가마의 효능으로 3-4일은 지속된다는 말이 사실인지 지켜 볼 일이다. 난생 처음 찾은 숯가마방에서 운동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숯의 효능을 느낀 하루가 간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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