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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2월 15일 일간지 재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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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에세이 오솔길
어느 덧 황혼의 언덕에서 메마른 손으로 마음의 깃을 여미기 시작하던 이사람으로 하여금 인터넷 시대를 실감하듯 메일로 다가와 주신 선생님의 서신은 뜻밖이었습니다.

귀절마다 절절이 묻어나는 40년이라는 세월. 실상 젊은 날의 드높던 이상은 간데 없고 변변히 옆도 가누지 못하면서 지내온 이사람의 삶을 측은히 여기시고 분명 위로의 마음 전하시고자 가슴으로 주셨을 글월인줄 알면서도 한편 감사하기에 앞서 살아온 형편따라 몰리던 자존심이라는 것이 어이없게도 고개를 들추는 바람에 겹겹의 계절이 지난 지금에야 펜을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다지 자신을 다독이는 데에 시간이 필요했던 것을 보면 역시 선생님과의 청년 시절이 결코 하늘 빛처럼 푸르른 청운의 희망이 있어 아름다웠던 것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다시 걸을 수 없어 더욱 많은 것으로 다가오는 지난날들. 고향이 섬이라시던 선생님 여전히 예나 다름없는 신앙인으로서 정년퇴직 후 귀향하여 봉사활동에 여념없으시다는 귀절에서 옛 모습을 대하는 것 같습니다.

행복의 길은 어디인지 그래서 세상을 뜻대로 열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한때 철없이 흐르던 이사람의 교만으로 적지않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였을 뿐 아니라 가장 아꼈어야할 자신마저도 사랑하는 지혜에 물꼬를 트지 못하였으니 함께 앞날을 가꾸어 가고자 시던 선생님의 좋은 마음을 읽어낼 역량 역시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이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망망대해에 드리운 안개와 같던 바램들이 모두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음에도 선택의 가치를 터득하는 지각마저 다듬어 내지 못했던 이사람 이었습니다.

결국 비에 젖은 목련이 지고 지던 길목에서 행하고자 하는 길이 바로 이별인 줄 알면서 등 돌리던 이사람..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삶을 펼쳐갈 것이라 자부하며 또한 만만치 않은 생이 설마 기다릴 것이라 꿈조차 꾸어본 적이 없는 이사람에게 결국 온가족이 이불 한채에 모여 자야하던 어린 시절의 생활을 다시 반복 할 수밖에 없도록 주어진 인생의 긴 터널을 헤쳐오면서 뒤늦게나마 선생님을 아프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으며 만남과 이별이 인간사의 순리임에도 쉬이 하지 못하는 교훈도 따라 얻게 되었습니다.

설령 지금에 어떤 것이 의미이고 까닭이라 한들 소용이 있겠습니까.그러나 마땅히 야속하다 하여야 할 이사람을 지금도 잊지 않으시고 도리어 알게된 것을 자랑이라 하시는 선생님. 더욱이 머문듯이 흐르는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었다라고 많은 시인들이 노래합니다만 정작 뒤돌아보니 선한 세상 살아가는 계명을 하나도 지키지 못한 이사람 그렇잖아도 성전 뜨락에 엎드려 고하여야 할 죄목이 많은데 이제라도 선생님께 두고두고 죄스러웠던 저린 가슴 한 자락도 용서의 기도로 구하렵니다.

어느덧 이곳 저곳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 정결하던 모양새도 점차 둔화되어 가고 아울러 마음까지 작아지기에 급급한 때가 되니 비록 앞으로의 날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나 산마루에 걸린 나뭇가지 사이로 저무는 조각달처럼 다가올 날들에 부디 아름다운 뜻 가득한 축복 거듭 빛나시는 여생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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