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예식장, 그 공간이 연출해내는 식 구성, 본질을 잠식시킨 채 껍질만 남겨놓은 결혼제도…. 이제 이들에 대한 반격이 시작된다.

사진작가 김화용이 결혼이 갖은 딱딱한 껍질을 거두고 가벼운 자축파티 개념의 결혼 대안문화를 만들어가는 사진시리즈를 내놓았다.
전시 프로젝트 명이 ‘랄랄라~결혼질’이다. 스페이스 빔의 ‘2006 작가활동지원 프로그램’ 4번째 주인공으로 작품을 풀어놓는다.

그가 제안하는 결혼식은 눈물흘리는 예식이 아니라 ‘랄랄라~’ 탄성이 나올 만큼 즐겁고 행복한 그것이다. 한편으로는 본질적 의미는 퇴색된 채 의식적인 행사와 요소만 남아있는 결혼을 비아냥댄다. 그래서 ‘결혼질’이다.

“사회가 허락한 나이, 성별, 계급의 범주에서 벗어난 결혼은 쉽게 축복받기 힘들고 때로는 그 제도 안으로 들어 갈 수조차 없다. 잠재적으로 이 상황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의 의미있는 반란을 만들고 싶었다. 그 범주밖에서 서성이는 동지들에게 내가 만든 장난같은 상황들이 통쾌함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작가가 밝힌 기획의도다.

‘Be the les’시리즈에서는 reds(붉은 악마)와 lesbian(여성 동성애)의 음성적 유사성을 차용, 다수가 reds가 돼 하나임을 외치고 있는 요즘 시점에 성적 소수자들에게 애정어린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결혼제도가 갖는 개념을 사진작업으로 전복시킨다.

7월1일 오후 5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으로 13일까지 남동구 구월동 스페이스 빔 전시실을 채운다. ☎(032)422-863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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