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배우로 무대에 섰습니다. 정통 사실주의 2인극 ‘잘자요, 엄마’에서 엄마로였지요. 막이 내린 뒤 감동이 내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작품에 대한 애착이 하나고, 관객의 뜨거운 반응이 또 하나였습니다. 작품을 다시 올려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박상숙 작은극장 돌체 대표가 지난 7월 인천시남구여성단체협의회 요청을 받아 여성주간 기념 여성극으로 올렸던 작품에 마음이 꽃힌 이유를 말한다.

“이틀 공연에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암울한 이야기임에도 제 3자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입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거죠.”

지난 4월 남구 문학동에 ‘작은극장 돌체’를 개관하면서 언젠가는 이곳에서 작품을 올려야겠다고 작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왔다.

‘잘자요 엄마’가 결심을 앞당기게 했다.

오는 9월1일부터 10일까지 ‘작은극장 돌체’에서 앵콜무대를 연다.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올해로 12회를 맞은 ‘인천 국제클라운마임 축제’를 10월에 바로 이곳 극장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매해 새로 만드는 기분으로 이어오고 있는 행사지요. 올해도 벌써부터 준비에 올인하고 있어요. 장소에 대한 홍보가 아주 중요합니다. 극장을 알린다는 의미지요. 더불어 재정적인 보탬도 얻으려해요.” 그가 고른 마케팅 방식이란 배우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미국 극작가 마샤 로먼의 작품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녀의 빗나간 사랑이 가슴절절하게 그려진다.

8년전 ‘제물포연극제’에서 극단 돌체의 이름으로 올렸던 극이라고 소개한다.

예의 엄마역을 맡아 열었했던 그다. 딸 제씨역도 당시 배우 백제이 그대로 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토요일 저녁 매니큐어를 칠해주길 기다리는 엄마에게 딸 제씨는 조용히 다가와 말한다.

“엄마, 나 자살할 거야.”

제씨는 자살에 사용할 죽은 아버지의 총을 손질하고 총알도 이미 구입해놓았다.

엄마는 딸의 자살을 막아보려 온갖 방법을 써보지만, 그녀의 의지는 확고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제씨와 엄마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관람 티켓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감동이 가슴에 와 닿으면 협찬을 받으려해요. 공연후불제인 셈이죠. 클라운마임축제 실행기금을 모은다는 의미입니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30분. ☎(032)772-7361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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