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인천지역 서단에 기록으로 남을 만한 의미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서예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주류 단체중 한국서예협회 인천시지회부(이하 인천서협)와 한국미술협회 인천시지회(이하 인천미협)가 의기투합, 동행전을 마련했다. 서로 돌아보지 않고 다른 길을 걸어 온지 16년만에 치른 화합전이라는 점에서 인천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시 타이틀이 ‘인천선(線)예술 동행전’이다. 그 두번째 행사가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대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인천의 서예가들이 인천미협내 서예분과위원회에서 독립을 외치며 나온 것이 지난 89년이에요. 당시 위원회 회원 80%가 나와 인천서예협회를 창립했지요. 초기에는 각각 주최하는 공모전에 상호 회원들이 작품을 내기도 했으나 점차 교류가 줄어들더니 어느순간 아예 다른 길로 갔지요. 더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 해서 대화합의 교두보를 만든겁니다.” 대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규천 인천서예협회장이 의미를 푼다.

계기가 좋았다. 인천의 중견서예가 최원복씨가 인천미협 지회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화합전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띄우고 양 단체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대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양 단체 추천·초대작가, 광역시 규모의 공모전에서 특선이상에 오른 작가 대상으로 출품제한을 두었다. 인천서협과 인천미협 서예분과위원회 공동전이 탄생한 것이다.

올해는 여기에 인천서각협회까지 가세했다. 서예 60명, 문인화 29명, 서각 19명 등 108명이 출품한 서예·문인화·서각전다.“회장에 취임하면서 임기내 미협과 서협의 골을 없애겠다고 공표했습니다. 1세대는 노선이 강해서 다분히 배타적이었지요. 인천서단 발전을 위해 더이상 분열은 안된다는 신념이 선 겁니다.”

최규천 회장은 지난해 동행전에 앞서 인천서협이 주최하는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인천미협 서예분과위원회 주요 인물들을 위촉했다. 올해는 아예 심사위원장을 인천미협쪽에서 모셔왔다. “통합을 위해 서협부터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젠 화합이 눈에 보입니다.”

동시에 할 말이 많다. 올해에는 회원전에서 한발 나아가 한·중·일 교류전으로 치르려 했던 것이 당초 기획안이다. 양국의 비중있는 작가를 모셔오기 위해 동분서주, 그 결과 상당수 작가 참여가 결정됐다.

그런데 믿고 있던 문화예술육성기금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깜짝 놀라 인천문화재단에 공개 질의를 했습니다. 결국 일부 기금을 받긴했습니다만 국제전을 치르기엔 역부족이었죠. 회원들이 십시일반해서 부족분을 메웠는데도 말입니다.”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이미 중국과 일본 작가들이 작품을 보내온 것이다. 이들 작품을 내걸 행사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그에게 떨어진 것이다.

“서협 차원이 아니라 인천, 대한민국의 신용이 걸려있는 문제입니다. 어떻게 든 만들어 봐야지요. 동행전이 한·중·일 우수작가가 참여하는 국제전 대신, 축소된 규모로 치러지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초대일시 7월1일 오후 3시. ☎(032)772-998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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