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안 극장에서 40년전 체게바라의 혁명의 꿈을 한판 놀이로 되살린 연극 ‘체게바라’가 인천에서 자리를 편다.

‘2007인천노동문화제’ 기획공연으로 낙점, ‘나무닭움직임연구소’의 야심작을 초대했다.

지난해 중남미 6개국을 답사하며 라틴과 한국 문화예술을 하나로 합해 완성한 작품이다.

31일부터 9월4일까지 주안 시민회관 쉼터에 천막극장을 세우고 공연을 펼친다.

중국 극작가 황지수의 희곡을 각색했다. 체게바라가 꿈꾸었던 근원으로 돌아가보는 혁명, 모든 존재를 품는 혁명, 부드러움에서 나오는 혁명, 씨앗이 죽어 열매가 되기까지의 혁명 등 미처 생각지 못한 혁명의 또 다른 얼굴들을 그려낸다.

형식이 기존의 정극을 한참 벗어났다.

풍자와 노래, 그림자와 영상이 빚어내는 우화적이고 주술적인 무대가 극 전반에 깔려있다. 별신굿에 기반한 배우들의 움직임은 근원을 향한 인류의 꿈을 보여준다.

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의상과 소품들도 판타지에 가깝다.

음악이 특별하다. 보사노바 삼바 탱고 등 남미 리듬이 우리 민중·민속 음악과 만난다.

낭만과 초현실 세계로 뛰어든 연극은 말이 안되고 상식 밖인, 괴기스럽고 불온하기 짝이 없다고 억압해 온 존재들을 끌어 내 한판 굿을 벌인다.

산자와 죽은 자, 관객과 배우들이 더불어 노는 ‘낭만 제의’다.

꿈이 스러져가고 이상이 변질되는 시대, 전쟁이 끝나지 않는 땅 한 복판에서 ‘이상’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12살 고아소년 루아가 산다.

평소 폭탄테러를 꿈꾸던 루아는 폭격으로 눈을 다치자 보이지 않는 세계로 빨려들어가 상상해온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소년은 자신을 체게바라로 여기며 혁명 발자취를 따라가는 놀이를 하는데….

나무닭움직임연구소 장소익 대표가 연출을 맡고 임은혜 극작가가 각색했다.

공연시간 평일 일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

☎016-324-2379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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