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이 눈처럼 휘날리던 승악산 오솔길, 밤새워 내린 빗줄기에 아카시아 잎새들이 노란 단풍이 되어 길가에 누워 질척이고 있다. 이제 막 7월로 접어드는 창창한 녹음진 여름에 때 아닌 낙엽이 오솔길에서 뒹군다.

때 아닌 때, 15세에 낳은 아들이 폭군이 되어가도 어떻게 손을 못 쓰는 19살 아이엄마, 부모로서 준비가 안 된 아이 엄마를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메어졌다. 인간은 동식물과 달라서 밥으로만 살 수 없기에 교육이 절실하게 요구됨을 실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남자아이가 뺨을 맞고 교사가 던진 책에 맞더니, 뒤이어 여자아이가 교사의 구타로 뒤로 넘어지고 있는 영상이l 지나던 학부모의 폰 카메라에 잡혀 우리들 안방까지 방영되었다. 50세도 넘은 교사라 한다. 19세의 아이 엄마는 어려서 엄마로서의 자질을 향상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권고받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50세가 넘은 이 교사는 어떻게 재활해야 할 것인가. 파면을 당해도 시간강사가 되어 교육계를 맴도는 부적격자가 많다고 한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자녀를 하나 둘 정도 낳아 기르면서 아이들 기죽이지 않고 기른다고 자녀를 버릇없는 아이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다. 아이들이 남의 말을 전혀 귀담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으면 울고 갖은 떼를 써서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려 한다. 하여 점점 자기 본위가 되어 가고, 남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기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은 너무 엄하게만 기르면 위축되기 쉽고 너무 풀어주면 방종하기 쉽기에 항상 자녀와 사랑의 대화 상대가 되어 옳고 그름을 짚어가는 민주적인 생활 패턴이 가정에서 실천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녀는 늘 내 품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홀로서기를 배워야 사회에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다.

무조건 기만 살리려 하는 분위기에서, 남에게 사랑받는 아이, 남에게 인정받는 아이로 기르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인격체로서 모두 몸과 마음이 건전한 우리의 2세들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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