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에 걸맞는 큰 공부를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년 재학생중 5명정도가 유학을 가는 추세지요. 그렇다면 학교 차원에서 유학반을 운영, 현실에 맞게 지도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년 학기부턴 해외 유수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을 선발, 유학반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인천 박문여고가 인문계고교에서는 처음으로 내년 유학반 신설이라는 인재양성 포부를 밝혔다.

올 봄 이 학교로 발령, 한 한기를 경영한 뒤 조현순 교장(마리아 마가리타 수녀)이 내놓은 발전전략이다.

“1970년대부터 20년간 대학입학 진학률이 인천시내 여학교중 가장 우수했습니다. 2007년 졸업생들도 336명중 4년제 대학에 240명이 진학하는 등 여전히 합격률은 높습니다. 문제는 구도심 공동화로 입학생이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입니다. ‘선지원 후추첨’이라는 진학제도하에선 인근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추세죠. 설상가상 박문을 포함, 인일, 인성, 인화여고가 같은 학군으로 편성돼 있다보니 학교밀집지역이기까지 합니다.”

그 결과 한반 정원이 23~24명에 불과하다. 연수지역의 경우 40명을 초과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한참이나 미달된 수준이다.

“지난 3월 교장으로 와 보니 할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중학교 건물은 지은 지 48년이나 된데다 고등학교도 지난 1979년에 신축한 건물이에요. 많이 노후했죠. 주차장 공간도 너무 협소합니다. 하드웨어도 문제지만 우수학생을 데려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습니다.”

노틀담수녀회 재단이라는 장점을 살려 몇년 전부터 재학생중 우수학생을 선발, 재단 산하 미국 오하이주 노틀담대학에 진학시키는 장학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는 데 주목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그곳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한편, 유수 미국 대학으로 진학하도록 학교차원에서 나서는 프로젝트를 세웠다.

“미국대학은 학비와 물가가 비싼데다 입학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우수학생을 선발, 1학년때부터 맞춤형 교육을 시키는 거예요. 유능한 교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가능합니다.”

외고나 국제고에 못지않는 수업 수준을 자부하는 교장이다.

특히 노틀담 대학 진학시 등록금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지원하는데다, 학생부 성적 평점 B이상이거나 토플 점수 65%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도록 문턱도 낮췄다.

“박문여고에 대한 이미지를 들어보니 인성교육은 잘 하고 있으나 공부를 많이 안 시킨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자율적인 분위기를 중시해요. 그렇다고 공부를 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학반 운영을 계기로 명문고 명성을 되찾고 싶습니다.”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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