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검단에서는 박순애 사장을 모르면 외지인으로 평가받기 십상이다. 검단웨딩홀 및 종가집 설렁탕, 일식집을 운영하는 박순애 사장은 명실상부한 여성 CEO다.

그가 지역민들에게 잘 알려진 것은 유능한 사업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누는 삶이 아름답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그의 주변에는 늘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

박 사장은 3개월 전 부터 매달 한 차례씩 인근 검단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만든 설렁탕을 대접하고 있다. 박 사장은 어르신들이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설렁탕 150인 분을 파는 것 보다 더 큰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복지회관 사정이 넉넉지 않아 국수와 같은 면을 드릴 때가 많다고 얘길 들었어요. 어르신들이 따뜻한 국물에 밥을 드시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 생각도 나고 제가 더 감사하죠.”

지난 1월에는 시어머니 팔순잔치 때 하객들로부터 받은 쌀 500포대를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사회 활동도 열심이다. 박 사장은 지난 20일 지역 봉사 단체 보람라이온스클럽 회장에 취임해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는 등 크고 작은 사회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검단웨딩홀 문을 연지 4년, 일부에서는 박 사장의 이런 활동이 ‘영업용’이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나누는 삶이 얼마나 감사한가를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때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베풀 수 있는 것이 참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제가 베풀 때 그것을 받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성공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만 돈이 많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은 아니예요.”

남편이 검단에서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검단에 애착을 갖게 됐다. 웨딩홀을 만든 것도 모험이었다. 최근에야 검단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검단에서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맨 산에 깃발을 꽂는 일’이었다.

“검단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참 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검단 사람들은 결혼식을 하기 위해 송도, 김포 등 외부로 나가지만 외부에서는 검단을 아직 ‘외딴 곳’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검단이라는 지역을 밖에서는 인천으로, 인천에서는 교통지옥 쯤으로 여겨 더 많은 사람이 검단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검단의 힘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면 지역 살림도 나아지고, 행복한 사람도 많아질거예요. 모두가 행복할 때까지 나눠야지요.”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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