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올 들어 기상악화로 항만폐쇄가 계속되면서 항만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11시30분 짙은 안개로 시작된 항만폐쇄는 먼 바다인 장안서 해역의 경우 28일 오후 10시까지도 해제되지 않아 입항선박들이 24시간~48시간이나 외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번 항만폐쇄는 이달 들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인천에서 가까운 바다인 팔미도해역에 대기하던 선박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안개주의보가 해제돼 인천항에 입항했으나 다시 이날 오후 6시30분 부터 통제됐다. 장안서 해역은 이날 하루 종일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가 낀 현상이 계속돼 선박들이 꼼짝 못했다.

짙은 안개로 인한 항만폐쇄는 벌써 4일째 부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장안서 해역에는 지난 26일 오후 7시28분 도착한 골드스타라인의 칭다오스타(2만2천667t급)호와 고려해운 그랜드오션(6천775t급)호 등 컨테이너선을 비롯 수십 척의 선박이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인천항 이용선사 관계자들은 28일 오후 선박입출항 일정을 결정하는 선석회의에서 정기컨테이너선과 부정기선 구분 없이 안개주의보가 해제되는 대로 장안서 해역에 도착한 순서대로 선박이 입항할 수 있도록 했다. 항만폐쇄, 해제, 폐쇄가 연일 계속되면서 인천항 이용선박들의 체선현상은 오는 30일 쯤에나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오랫동안 외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골드스타라인의 칭다오스타호는 입항부두인 인천남항컨테이너터미널의 선석사정에 따른 입항지연에다 기상악화의 이중고를 맞으면서 무려 48시간 이상을 외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시간을 다투는 정기컨테이너선이 외항에서 대기하게 되면 선사는 막대한 비용부담을 떠 안게 된다.특히 이 배에는 지난주부터 항공화물에서 해상운송으로 변경한 세계적 컴퓨터판매사인 미국 델컴퓨터사의 국내 판매용 컴퓨터 500대가 실려 있다. 델컴퓨터는 국내 판매용 컴퓨터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수입하던 것을 중국 샤먼(廈門)에 생산 공장이 설립되면서 운송체제를 인천~샤먼간 정기컨테이너선을 이용한 해상운송체제로 변경했다.

골드스타라인의 한국총대리점인 우성해운 관계자는 “납기를 최우선하는 델컴퓨터가 해상운송체제로 변경해 인천항을 이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나 이번 입항지연으로 불평이 커지고 있다”며 애태우고 있다.

올 들어 기상악화로 인한 항만폐쇄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182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2.7시간 보다 48.3%나 늘어났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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