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의 격월간 플랫폼 9·10월호가 ‘인천발 아시아문화비평지’를 표방하는 기획으로 ‘베스트셀러로 본 오늘의 중국’을 잡았다.

지난 1980년대를 풍미했던 위 츄위(余秋雨)의 산문열풍에 대한 글로 시작한다. 위 츄위 저서들은 1990년대 초반 중국 출판업계가 시장경제로 변모하기 시작한 문화적 징후를 보여주는 기호였다.

쑨 샤오중 상하이대 교수는은 ‘위 츄위는 왜 그런 인기를 누렸는가’라는 글을 통해 “위 츄위의 글쓰기가 대중에게 탈정치성향에 부합해 ‘정치적 산문을 내팽개치고 신종 인스턴트 문화상품으로 내달리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두번째 글이 전홍철 주우석대 교수의 ‘삼국지와 논어, 성경과 맞짱뜨다’다. ‘TV논어강의’로 일약 대스타가 된 베이징 사범대학 여교수 위 단(于丹)이 쓴 ‘장자심득(莊子心得)’, 2006년 최고의 문화콘텐츠로 꼽히는 이중톈(易中天) 교수의 ‘삼국지강의(品三國)’라는 두 저서에 주목한다.

전자는 초판 100만부를 찍었다. 후자는 3초에 한권씩 동나는 사인회의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중국 국영방송 CCTV 인문강좌 프로그램에 출연, 삼국지와 논어를 강의한 결과 폭발적인 반응과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전 교수는 돈과 배경 없이 성공하기 힘든 불평등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사회주의체제 중국에서 ‘고전’이 ‘종교’의 대체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을 낸다. “돈만 알고 정신적으로 공허상태에 빠진 중국인들에게 위 단이 공자와 장자를 들고 나타나 ‘중국식 구원의 길’을 제시했다”고 짚었다.

발굴난에서 일본 사가(佐賀)대 이시카와 료오타 교수의 ‘동순태(同順泰)와 인천화교무역’을 실었다. ‘매천야록’에는 고종황제가 ‘동순태’로부터 자금을 빌려썼다는 기록이 있다. 료오타 교수는 글을 통해 ‘동순태’의 전모를 밝힌다.

동순태는 한국 개항직후부터 1930년대까지 인천과 서울을 거점으로 활동한 중국인 상회(商會)다. 주목할 것은 대부분이 광둥성 출신 상인이었다는 점이다.

비평공간에는 최원식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마쓰시마 야쓰가쓰 교수의 저서 ‘류우쿠우의 자치’에 대한 비평 ‘내재적 발전론과 아시아네트워크 사이’ 등 15편의 글이 실려있다. 이번 호는 24일자로 발간된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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