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성장하고 활동한 작가라는 이유로 초대받은 것 같아요. 가족들이 함께 와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전시로 자시를 폈습니다.”

인천 토박이 화가 김정희 작가가 아홉번째 개인전을 열면서 건네는 초댓말이다. 중구 한중문화원에서 그를 특별히 초청했다. 작가는 환한 웃음으로 반긴다.

줄 곧 꽃과 나비에 집중해 온 그다. ‘봄 봄’ ‘생명’ 시리즈에서 ‘자유를 향하여’로 건너오면서 예의 꽃과 나비가 화면을 노닐었다. “실경산수에서 출발했어요. 오랫동안 스케치여행을 다니다 어느날 까가이 들여다보니 꽃과 나비가 다가왔습니다.”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바탕화면에서의 꽃은 그 하나로 완결성을 지닌다. 평면같기도 하고 3차원 공간을 연상시키는 화면은 무한한 생명을 잉태하는 듯하다.

기하학적인 면을 바탕으로 나비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 단순히 그려넣은 차원을 넘어서 나비를 그려 얹혀놓았다. 나비를 평면에서 해방시켜 3차원적 공간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그안엔 자유스러움이 넘친다.

“사람은 늘 자유를 추구하잖아요. 또 살면서 중요한 것이 공간에 대한 의미라는 생각이에요. 나비는 공간을 자유롭게 날아다니죠. 꽃은 가만히 있으나 이꽃 저꽃에 다가가는 나비야말로 꽃들을 교류시키는 매개자입니다.”

그렇게 공간을 날아다니는 나비는 이제 바람이고 빛이고 꿈이라고 의미를 짚는다. 전시 타이틀이 ‘하늘을 날다’다.

한편이 더 있다. 어려서부터 줄 곧 살아온 자유공원 일대 청관과 연안부두, 홍예문, 영종도 등을 수묵담채로 살려냈다.

“어려서부터 자유공원 일대에서 월미도를 내려다보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구석구석 안 그린 곳이 없을 정도죠. 그것이 큰 즐거움이었으니까요. 우연히 당시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들을 발견했어요. 아마도 30년전쯤 사진들이지요. 3년전부터 ‘섬과 섬 사이’라는 타이틀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옛날에 대한 향수이자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한 일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연장선상에서 작품을 내놓았다. 영종도 풍경이 500호 화폭에 펼쳐지는 것이 눈에 띈다.

“수채화도 좋아하고 비구상작품도 졸하해요. 때론 붓놀림에 의한 속도로 표현을 해보기도 하고, 털어버리고 그리기도 하죠. 비구상이 좋으면서도 몰두하지 않는 이유를 말한다면 이렇습니다. 다 털어버리면 결국 한곳으로 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섬세한 나만의 영역을 갖고 싶거든요.” 개성있는 답변을 건넨다. 전시는 지난 21일 개막, 26일까지 이어진다. ☎(032)760-786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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