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인천대학교 동북아통상학부 중국통상과를 졸업한 남대엽(25)군은 요즘 중국에 갈 생각에 부풀어 있다. 중국정부 초청장학생에 선발돼 9월부터 베이징에 있는 인민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에서 공부하게 됐기 때문이다.

매년 전국에서 12명을 선발하는데 남군도 그 중 한명이 되는 영광을 얻었다.

인민대는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 일류대인 베이징대, 칭화대과 견줄 정도로 수준 높은 학교다. 남군은 여기서 3년 간 공부하며 금융학 석사 학위를 딸 예정이다. 학비는 물론이고 기숙사비며 생활비 일체가 지원된다.

“지난해 여름부터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해 왔지만 확신 하진 못했어요.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어서 중국어든 영어든 많은 시간을 들여 꾸준히 했던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아요.”

2000년도에 인항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중국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정도로 한자를 싫어했지만 금융, 통상에 대한 관심으로 인천대 동북아통상학부에 입학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중국어 공부였지만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덕분에 각 학년 1등만 받을 수 있는 장학금도 받았다.

또 전 학년을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해야하는 학과 방침 상 기숙사에 살며 친구들과 수시로 토론을 벌였던 것이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금융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한 것은 청라경제자유구역 등 동북아 금융허브 인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대학 시절에도 금융과 관련한 강의는 빼놓지 않고 수강했다.

“금융학은 현재 가장 연구가 활발한 경제학의 한 분야로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죠. 학위를 받은 후 골드만삭스, HSBC, 메릴린치와 같은 국제금융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요.”

출국을 앞두고 걱정인 것은 한국에 홀로 남게 될 부모님이다. 남군의 형 역시 현대중공업 네덜란드 지사에서 일하고 있어 연수구 연수동에 사시는 부모님은 졸지에 두 아들을 모두 해외에 보내 게 됐다.

“함께 있을 수 없어 죄송하긴 하지만 부모님도 꼭 할 수 있을거라며 용기를 주셨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께 효도해야죠.”

3월 말 발표 이후 남군은 학부 때 미처 습득하지 못한 금융학을 공부하느라 여념이 없다. 10년 후, 금융허브의 핵심 인재가 되겠다는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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