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리는 사람, 물자 뿐 아니라 문화를 실어 나릅니다.”

한중합작회사 위동항운유한공사 샨궈팡(單國防) 부사장은 지난 10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열린 2007 한중국제문화예술교류전을 누구보다 흐뭇하게 바라봤다.

인천에서 위동항운 카페리를 타고 온 한국의 예술가들이 중국의 예술가들과 만나 그야말로 카페리가 양국 문화교류의 다리가 됐다는 뿌듯함에서다. 뿐만 아니라 그 자신도 웨이하이시 서예협회 회장으로서 문화예술교류전을 개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웨이하이시는 한중 수교 이전인 1990년 9월 15일부터 한국과 해상항로를 개통했어요. 그 때부터 카페리가 화물과 승객을 실어 나르는 것은 물론, 동시에 양국에 서로의 문화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봐요. 올해는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은 해라 더욱 뜻 깊습니다.”

이번 교류전은 지난 17년 간 양국 교류의 산물로, 앞으로 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웨이하이와 가장 가까운 한국 도시 인천과는 더욱 각별하다. 인천 한중문화관과 웨이하이박물관의 자매결연을 주도한 것도 샨 부사장이었다.

샨 부사장이 문화교류의 전도사로서 앞장 설 수 있던 것은 그 자신도 ‘예술가’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교류전에도 개인 부스를 차리고 작품 10여점을 전시했다. 지난 달 6월에는 카페리를 타고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중국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물론, 한국 서예 작가들 사이에서도 꽤나 잘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병원에 누워있을 때 당시 미술선생님이던 동생의 권유로 ‘심심풀이’ 삼아 시작했던 서예가 지금에 이르렀다. 서예의 매력에 빠진 그는 퇴원을 해서도 아침 저녁 두 시간씩은 붓과 종이를 끼고 살았다.

“한마디로 제게는 기회였던 셈이죠. 앞으로도 ‘연마하는 사람’의 자세로 붓을 놓지 않을 겁니다.”

샨 부사장은 내년부터 교류전을 비롯한 문화교류 행사를 더욱 확대해 볼 참이다. 올해 웨이하이를 방문했던 보훈예술문화협회와 함께 내년 6월에는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 전시회와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양국의 예술작품 뿐 아니라 관광지를 둘러보며 역사와 문화를 배워갈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문화교류가 어디 있겠어요. 카페리와 제가 중심에 서겠습니다.”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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