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이합집산이 장기화하면서 최근들어 열린우리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수시로 교체돼 당원들조차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다행히(?)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합당을 공식선언, 열린우리당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게 되는 관계로 더 이상 시당위원장을 교체하는 일은 없게 됐지만 3년9개월여 사이에 열린우리당 출신 지역 국회의원 10명(비례대표 포함) 가운데 5명이 시당 위원장을 맡는 셈이어서 시당 사무처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3일 열린우리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지난 2004년 2월 인천시당 대의원대회에서 이호웅 전 국회의원(남동을)이 초대 위원장으로 뽑힌 후 지금까지 모두 5명의 위원장이 선출되거나 임명됐다.

노무현 정권 출범에 큰 역할을 했던 이 위원장은 1년 임기를 채운뒤 위원장 재선을 노렸으나 1인 2표제라는 복병을 만나 뜻을 접어야 했다.

2대 시당 위원장으로 뽑힌 초선의 김교흥 의원(서구·강화군갑)은 2005년 3월 26일 시당 위원장이 아니라 중앙위원에 뜻을 두고 출마했으나 당시 1인 2표제로 인해 국회의원에 재선된 이호웅 의원이 시당위원장에 당연히 재선할 것으로 판단한 당원들이 열심히 유세를 한 김 의원에게 나머지 한표를 몰아줘 위원장이 교체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

2대 위원장까지는 시당 대의원 대회에서 경선을 통해 위원장이 선출되는 등 열린우리당의 집권여당 면모가 유지돼 왔다.

그러나 2007년 2월 김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고 열린우리당의 분열이 시작되면서 제3대 위원장은 대의원대회를 거치지 않고 신학용 의원(계양갑)이 2월23일 우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임명 형식으로 추대되고 난 다음 단명 시당위원장이 연이어 나오게 된다.

신 위원장이 6월14일 열린우리당을 탈당, 시당위원장이 공석이 됐고 이어 6월20일 문병호 의원(부평갑)이 같은 방법으로 시당위원장으로 뽑혔으나 두 달만인 7월23일 탈당했고 5대 위원장으로 인천지역 유일의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인 홍미영 의원(비례대표)이 선택의 어지없이 시당위원장으로 임명될 수 밖에 없었다.

홍 의원은 비례대표여서 탈당을 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되는 관계로 탈당을 미루다 최근 대통합민주신당에 열린우리당이 흡수되는 형식으로 합당에 성공, 위원직을 유지하게 됐으나 오는 20일쯤 열린우리당이 없어지는 처지여서 임기를 채 한달도 채우지 못하는 최단명 시당위원장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범여권의 시당위원장은 7월26일 창당식을 연 대통합민주신당의 송영길 의원(재선·계양을)에게 바통을 넘기게 돼 송 위원장의 장기 집권 여부에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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