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상에 태어나서도 나는 당신을 만나고 싶소.’

해와 달이 노래한 곡 ‘축복’의 한 소절이다. 노래 ‘축복’처럼 사는 부부가 있다. 검단노래사랑회 회장 신경숙(54)씨와 노래사랑회 고문이자 신씨의 남편인 김병익(56)씨다. 부부는 지역 요양원 등 노인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노래로써 사랑을 베풀고, 사랑을 쌓아간다.

결혼한 지 31년, 먼저 노래봉사를 시작한 것은 부인 신씨였다. 평소 노래부르기를 좋아했던 신씨는 연수구노래사랑회에서 활동하다 부부가 사는 지역인 검단에 활동이 미치치 못하는 것이 아쉬워 2003년 6월 검단노래사랑회를 만들었다. 현재 20여명의 회원과 3명의 고문이 있는데 김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현재 검단노래사랑회는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예양원, 해동실버타운 등 노인시설은 물론이고 경로당, 노인복지회관 등 노래가 필요한 노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보통 2명이 짝을 이뤄 시설을 방문하고, 노인들 수가 많을 때는 음식 등을 준비해 다 함께 찾아가 노래교실을 연다.

“노인들이라고 옛날 노래만 좋아하시는 게 아니에요. 가끔 최신곡을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 밤이면 집에서 남편과 최신곡을 연습하곤 해요.”

신씨가 가수로서 무대에 선다면 김씨는 무대 아래서 신씨를 돕는 역할을 한다. 사비를 들여 음향기기를 사는 것은 물론이고 섹소폰, 드럼 등 악기도 배우고 있다. 신씨보다는 늦었지만 김씨의 열정도 만만치 않다.

부부는 2005년에는 자원봉사 고위 관리사 자격증을 따기위해 인천대학교 자원봉사과정을 수료했고, 레크리에이션 자격증도 획득했다. 김씨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기초 교육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가수 한 사람이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 듯 노래만 잘 한다고 봉사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남편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부부가 함께 노래봉사를 하다보니 싸울 일도 많지 않다. 마주보며 ‘축복’과 같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얼굴을 붉힐 수 없다는 거다. 이들 부부 덕분에 큰 딸(30)도 노래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두 딸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특별할 것도 없어요. 남들 취미활동 하는 것 처럼 저희가 즐거워서 취미활동 하는 거예요. 어르신들이 눈물을 흘리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생각하면 그만둘 수가 없지요.”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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