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중견작가들에게는 중·고교 시절 자유공원 일대 청관에서 미술반 선후배들과 어울려 스케치하던 향수가 있다. 이곳에서 자란 작가들만이 자질 수 있는 추억어린 문화다.

당시 이들이 그린 그림들은 다름아닌 수채화다. 다른 장르보다 수채화를 둘러싼 지역화단 역사가 오래 된 것도 거기에서 기인한다.

인천수채화협회가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았다. 그 시절동안 해를 거르지 않고 이어온 회원전이 올해도 자리를 폈다. 지난 10일 개막, 16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소전시실을 채운다.

“오랜 역사가 회원들의 자부심입니다. 어느 도시보다 연륜이 깊어요. 또한 지역의 원로들이 대거 고문으로 포진해 있습니다. 비록 한점을 내놓는 합동전이긴 하지만 모두들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준비하죠.” 김규창 회장이 의미를 짚는다.

그의 말대로 박영동, 노희정, 양의석, 윤주철, 김재열, 최수동, 윤석 등 중견·원로작가들이 고문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을 포함, 이번에 52인이 작품을 출품했다. 풍경과 정물, 인물 등 제각각 다양하다.

“십수년전 중구지역 한 다방에서 개인전을 연 적이 있어요. 한참 지난 후에 젊은 작가가 당시 그림을 보고 마음에 남아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전하더라구요. 내 그림이 좋다는 차원이 아니라, 수채화야말로 청소년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거예요. 그것이 매년 회원전을 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넌지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몇년전부터 회원전이 인천시문화예술육성지원금 대상에서 제외, 자체적으로 행사를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적으나마 줄 곧 문예진흥기금을 받아왔어요. 재정적으로 도움도 되려니와 전시를 여는 자부심이 배가되기도 했습니다. 단지 회원전이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계속 열어야한다는 데는 변함없다. 오히려 내년엔 행사를 한층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수채화작가를 대거 불러와 내용의 확장을 꾀하려고 합니다. 힘에 부치기는 합니다만 꼭 할 겁니다.” ☎(032)420-2752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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