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미 작가는 붉은 빛을 띤 양귀비꽃에 천착해왔다. 이에 걸맞게 전시 타이틀도 늘 ‘내마음의 정원’이다. 그가 네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소재와 타이틀은 역시나 같다. 안을 들여더보니 뭔가 달라졌다.

“얼마전부터 그림이 변화하고 있음을 감지했습니다. 나아갈 방향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 중간 지점에 서서 작품을 내놓아야겠다는 조급증이 고개를 들었어요. 긴장감을 늘 유지할 수 있도록 나를 조이는 계기를 만들고 싶기도 했구요.” 전시를 연 이유를 말한다.

그림에 대한 정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년전 선택한 길이 중앙대 예술대학원 진학이다. 바빠졌다. 매년 열었던 개인전도 해를 건너 뛰고 말았다. 어느 순간, 스스로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양귀비 꽃말이 위안이에요. 처음부터 소재로 택한 이유가 스스로 위안받고 싶어서였어요. 내 자신에 대해 뭔가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그림으로 표출하고자 했던 것이죠. 그림에 모든 것을 걸고, 그림을 그리면서 위안을 찾고자 했어요.” 그래서 탄생한 제목이 ‘내마음의 정원’이다.

달라진 지점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입체적으로 오롯이 살아있던 꽃이 이젠 평면으로 바뀌었다. 한송이 한송이 드러냈던 모습 대신 일부분을 수용, 이미지만 남아있다. 색도 붉은 색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혼용의 조짐이 드러난다.

더불어 한켠에는 굵은 선들이 겹쳐져 등장한다. 이전에 없던 선들이다. “꽃을 평면으로 표현한 것은 형상보단 이미지를 던져주고 싶어서입니다.

꽃이 가진 아름다움과 생명력이라는 상징성을 강조하려 했지요. 선은 강물과 바람, 비와 빛 등 자연에서 생성되는 모든 것을 담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죠. 마찬가지로 내 그림에서 필요한 것을 선으로 표현했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자기그림에 대한 확신을 갖으려는 몸짓이라고 의미를 단다. 더불어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진다. 장소를 카페 갤러리로 잡았다.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 뒷편 ‘꼴로라레’에서 오는 23일까지 작품을 건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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