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예술영화관으로 문 열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인천의 ‘영화공간 주안’(시네 스페이스 주안)이 개관뒤 외형상 기대이상으로 선전을 하고 있다.

3개월째를 맞은 지난달(7월) 유료관객 수가 1천700명선으로 이는 서울지역 예술영화관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초반 호조의 가장 큰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좋은영화 선택에 있다.

프로그램 선정에서부터 배급, 홍보까지 1인 다역을 하고 있는 이가 김정욱 프로그래머다. 지난해 12월 극장으로 발령, 연초부터 동분서주해온 그다.

“영화공간 주안의 강점은 주목받을 만한 예술영화를 서울과 동시개봉한다는 것이죠. 국내 예술영화 최대 배급사인 스폰지하우스와 배급계약을 맺은 것이 주효했죠. 우리극장의 가능성을 보고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습니다.”

그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촬영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간다. 2001년 귀국후 광고촬영부터 시작했다. 영화에 관심이 많다보니 영화제 일에 관여하게 된다.

부산영화제에서 유러피안 필름마켓 통역을 맡는가 하면, 전주와 부천영화제에서도 능력을 발휘한다. 전문번역가로 활동을 해온 것이다. 예술영화수입과 일반영화수출을 담당했는 가 하면, 극장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영화 ‘황홀경’에서는 촬영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인천과 인연은 주안미디어센터가 설립된 직후 영화영상분야 전문계약직으로 오면서부터다. 3년전이다. 영화가 전공인 그이다보니 그해 남구 미디어문화축제에서 영화프로그램을 만들어 넣었다.

“궁국적으로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지난해말 주안미디어센터를 떠나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차에 영화공간 주안이 생긴겁니다. 프로그래머를 맡으라는 제안을 받고 극장이 자리를 잡기까지 2년은 혼신을 쏟자고 결심했습니다.”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애가 생겼다. 예산난에 부딪혀 프로그래머 자리가 없어질 판이다. 임시방편으로 남구문화축전 사무국장이라는 직책이 하나 더 그에게 주어졌다. 그것도 10월까지 한시적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제 자리 유무 차원을 넘어 극장운영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부족한 예산입니다. 현재 영화 프로그램비용으로 책정된 액수가 월평균 500만원정도 입니다.

한 작품을 가져오기 위해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250만원선이에요. 두 작품을 가져오면 끝이지요. 우리가 3개관을 지니고 있는데 말이지요.” 집행할 수 있는 시한도 10월까지다. 그 이후엔 예산이 제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호조로 비추어볼 때 연말까지는 월 유료관객 3천명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1일 관객 200명선을 넘으면 모든 것이 부드러워지죠. 그 후엔 별도 프로그램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개봉영화를 배급받을 수 있게 됩니다. 조금 더 예산지원이 필요합니다. 관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아쉽습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