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에 대한 연구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로 지방학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어느 지역보다 단기간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연구가 보다 전문적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이 다가가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이에 대한 간극을 좁기 위한 방안이 대학에서 텍스트로 쓸 수 있는 연구집 발간이다.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이 최근 펴낸 ‘인천학의 탐구’가 바로 그 지점에 있는 첫 총론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새롭다.이갑영 인천학연구원장은 “그간 인천학연구 분야별 중요 논문을 묶어 인천학연구의 개요를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찬됐다”고 서언에서 밝히고 있다.

대학에서 인천학을 강의하고자 하는 것이 집필의 첫번째 목적이라면 또다른 목표는 인천학을 국제화하는 데 두고 있다. “다른나라에서 지역학을 어떻게 보는 가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성과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연구영역을 담은 탐구서가 필요하지요. 한·중·일 교류를 위한 일종의 매개서입니다. 단순히 향토수준이 아니라 보편적인 학문으로 의미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이 의미를 덧붙인다.

총론은 김 연구위원이 채웠다. ‘인천학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라는 글을 실었다. 이어 역사, 문화(문학), 사회·사상, 공간, 인물로 나눠 각각 2편의 논문을 묶었다.

역사에서는 인천의 뿌리인 고대와 근대 개항기에 집중, 윤용구 인천시립박물관 학예실장의 ‘백제의 성장과 미추국(彌鄒國)’, 강덕우 인천시역사자료관 전문위원의 ‘개항과 인천’을 담았다.

흑인시로 대별되는 배인철 시인을 개괄한 윤영천 교수의 ‘배인철의 흑인시와 인천’이 눈에 띈다. 윤교수는 “(해방후) 이 땅에 진주한 미군의 실체적 의미를 그나마의 시적 성과로 가늠하고자 한 배인철의 존재는 고귀하다”고 짚는다.

이어“작품적 실천을 가볍게 여기는 어설픈 문학운동적 구호주의나 분단된 민족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문학주의 어느 쪽으로부터도 현명하게 비켜설 줄 알았던 그의 시인적 입지 또한 값진 부분으로 기억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사상부문에서는 근대인천사상의 뿌리인 강화학파에 대한 논문을 더했다. 강석화 교수는 ‘강화학파의 인물과 특징’을 통해 조선 후기 강화도지역을 중심으로 발전 계승되었던 새로운 학풍인 강화학파 학자들의 학문사상을 개괄적으로 정리했다.

공간으로 넘어가서 이영민교수의 ‘경인선 철도와 인천의 도시변화’, 최영준 교수의 ‘개항기 인천의 도시화와 경관의 변화’를 담았다. 인문학자가 보는 인천의 도시공간에 대한 해석이다.

인물에서는 함세덕을 짚었다. 김만수 교수는 ‘극작가 함세덕 : 팔미도에서 무의도까지’라는 글을 통해 “그의 돌연한 죽음 이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는가. 지금의 우리 연극판은 아직도 뭔가 ‘반쪽’을 잃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책 말미에는 인천사 연표를 부록으로 붙였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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