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김대겸 작가가 오랫만에 인천에서 개인전을 열고 초대장을 냈다. 줄 곧 ‘이미지’를 주제로 해서 작업을 해온 그다. 작가는 작품 부제가 언제나 ‘빛’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 타이틀도 그 범주안에 있다. ‘흙, 빛 & 이미지’를 내걸었다. 10일부터 16일까지 신세계갤러리를 채운다.

“도자기를 시작하면서 초창기부터 조명작업을 해왔습니다. 한 때는 세상에 대한 저항, 혹은 주류에 대한 반감이라는 갈증을 조명을 통해 소화시키기도 했지요. 지금은 그보단 생활속에 스며든 쓰임새 즉 실용성과 조형감각의 융화를 이미지화 하기 위해 빛을 녹여내고자 합니다.”

인위성보단 자연스러움에 다가서려는 그다. 철저히 핸드빌딩이라는 성형기법을 사용한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선보다 거칠거칠한 표면을 만들어낸다. 때론 깨진 블럭을 두드려 흙에 질감을 내기도 한다. 가능한 유약을 쓰지 않는다.

“흙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려 해요. 유약에 의한 특유의 반짝임 보단 수수하고 텁텁함에 다가가려 합니다. 그것이 누구에게나 친근함을 주지 않을까요.”

예술적 가치와 동시에 실용성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조형감각에 쓰임새를 더한 작업을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일본의 도자기 문화는 생활속에 녹아 있어요. 작가가 만든 자기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지요. 부러운 일 입니다. 반면 우리의 경우는 작가 스스로도 미와 용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딜레마에 빠져 한쪽을 버리는 경향이 크지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입니다. 미술작품도 사람과 섞일 때 가장 그 가치를 발한다고 봅니다.”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해 관람자가 각각의 심상으로 들여다 보길 주문한다.

“개인적으로 스폰지 이미지를 좋아해요. 눌렀다 놓아도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는 복구력이 맘에 들어요. 또 물을 흡수했다가 금방 다시 빼낼 수도 있구요. 사람들의 마음이 그러했으면 합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인식을 강요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지요. 또는 내가 다른 이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도 있고 내 나름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입니다.”

모두 29점을 내놓았다. 낱개로 헤아려보면 100점에 달한다.

“전시를 하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작품을 하다보면 그것이 쌓여 그 시점에 다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자리를 깔려고 작정했더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분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죠. 결과적으로 작품이 많아졌습니다.” ☎(032)430-1199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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