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앞서 1년전 열린 동아콩쿠르 대회에서 발레부문 금상을 따냈는가 하면, 이어 불가리아 비르나 국제콩쿨에서도 3등상과 켄템포러리 안무상에 오른, 그야말로 국내 발레계 재목이다. 그의 고향이 다름아닌 인천이다.
#2-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망주 박나리씨는 최근 ‘싱가포르 댄스 시어터’로부터 입단 러브콜을 받았다. 세계 무대에서 날개를 펴고 싶은 그였기에 그보다 더 흥분되는 일은 없었다. 오디션에서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오는 6일부터 정식 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 역시 고향이 인천이다.
박나리·슬기씨는 발레리나 자매다. 언니는 초등학교 2학년, 동생이 6살때 같이 발레를 시작했다. 초·중학교를 비롯, 선화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까지 이력도 같다.
“동생이 야무져요. 발레학원을 다닐 때 시작하기 1시간전에 가곤 했어요. 어려선 동생이 잘 할 줄 몰랐는데 점점 실력이 느는 것이 보였습니다. 놀랐어요. 지금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나리씨는 동생자랑을 하며 환하게 웃는다.
“언니는 체격조건을 타고 났어요. 팔 다리가 곧고 길죠. 저는 그에 못미쳐요. 한때는 시샘을 하기도 했어요. 언니가 뛰어난 점이 더 많아요. 다만 내겐 상복이 있는 것 같아요.” 언니를 칭찬하는 슬기씨다. 이들 자매에게 발레는 삶의 전부다. 그것이 축복이라고 입모아 말한다. 그래서 행복한 자매다.
“두명을 뒷바라지 한다는 일이 쉽지 않죠. 부모님께 늘 송구스러워요.” 나리씨는 대학졸업후 유학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더이상 부담을 드릴 순 없었다. 국립발레단은 선택했다. 이번 싱가포르 발레단 입단이 누구보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다 있다.
슬기씨의 발레인생 바로미터는 바로 언니다. 현재 그의 목표는 다름아닌 ‘언니와 같은’ 국립발레단 단원인 것이다. 자매는 같은 무대에서 공연하길 늘 소원했다. 드디어 지난달 풀었다. 박태희씨가 이끄는 ‘박태희 &발레비젼’ 정기공연에 출연 제의를 받아 인천무대에 섰다. 서로 다른 작품에서 각각 공연을 올렸지만 아쉬운대로 만족스러웠다.
“춤을 추면서 슬픔과 기쁨, 시련 등 모든 감정을 다 공감할 수 있어요. 발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늘 하지요”(박슬기) “발레가 너무나 좋습니다. 발레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입니다.”(박나리)
김경수기자 ks@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