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이씨(花山 李氏)는 그 시조가 베트남 왕자 이용상(李龍祥)에 다다른다.

안남국왕 이천조(李川祚)의 둘째 아들이다. 13세기 초 리왕조가 쿠테타를 일으킨 쩐 왕조에게 권력을 빼앗기자 왕자는 배를 타고 고려로 망명을 한다.

왜구를 물리친 공로로 화산군에 봉해지고, 웅진의 화산을 식읍으로 하사받아 정착했다. 화산을 본관으로 해서 세계를 이어온 이들이 화산 이씨다.

화산이씨종친회가 베트남 국립가극단을 인천에 초대, 연극 한편을 무대에 올린다.

일을 성사시킨 이는 이승영 화산이씨종친회 사무총장이다. “지난달 베트남 문화참사관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베트남 국립가극단이 ‘세계연극총회 및 세계연극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8월중 내한, 마산에서 공연을 갖기로 했는데 온 김에 인천에서 한번 더 공연을 올릴 수 없겠느냐는 요청이었어요. 공연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힘이 부치지만 나서겠다 했습니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 총장이다. 인천에서 ‘한·베 씨 앤 아이’라는 문화투자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마침 베트남 하노이에 자회사 사무실을 차릴 준비중이었다.

“화산 이씨에 대한 그들의 환대가 각별하지요. 한국- 수교 이후엔 투자차 그곳으로 진출, 경제적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베트남 리왕조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감정이 있습니다.”

종친회가 문화사업을 할 만큼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다. 베트남 대사관 청을 마다하자니 아쉬움이 컸다. 개인적으로 힘 닿는만큼 주머니를 털어 극단을 인천에 데려오기로 했다.

‘베트남 근로자를 위한 문화의 밤’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8월8일 오후 7시30분부터 인천 여성의 광장에서 연극을 올린다.

“베트남 농촌 생활중 특징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풍자한 극입니다. 베트남어로 된 연극이지요. 영어 자막을 준비중입만 베트남 근로자를 위한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문화사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베트남문화가 한국에 알려지고 또 우리문화가 그곳에 전파됐으면 하는 바람을 늘 지니고 살아요. 의욕 하나만으로 베트남으로 가려는 이유지요. 문화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하도록 매개자 역할을 할 수 있었음 합니다. 해야지요.”

이번 공연에 대해 인천시로부터 후원을 얻어냈다고 환하게 웃는다. 보다 많은 이에게 알려져서 공연장에 발길이 이어졌으면한다고 기대를 재차 전한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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