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독일 월드컵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태극 낭자군이 시원하게 씻어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록커스트힐골프장(파72·6천22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웨그먼스LPGA 최종 라운드에서 장정(26·기업은행)이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제패 이후 LPGA 투어 정상급 선수로 떠올랐던 장정은 이로써 1년이 채 안돼 두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장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는 올해 열린 LPGA 투어대회 15개 가운데 8개 대회를석권, 승률이 53.3%에 이르렀고 지난달 29일 한희원(28·휠라코리아)의 코닝클래식우승 이후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보탰다.

우승 상금 27만달러를 받은 장정이 상금랭킹 7위(65만81달러)로 상승함에 따라 상금랭킹 10위 이내에도 5명의 한국 선수가 자리를 잡았다.장정은 또 1977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가 장정에 1타 뒤진 12언더파 276타로 준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장정과 챔피언조에서 ‘땅콩 대결’을 벌인 김미현(29·KTF)은 10언더파 278타로 5위에 올라 3개 대회 연속 ‘톱10’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하루에만 7타를 줄인 박희정(25·CJ)이 공동 6위(9언더파 279타)를 차지했고 한희원과 이선화(20·CJ)가 공동 10위(8언더파 280타)에 올라 5명의 한국 선수가 ‘톱 10’에 포함됐다.

이날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정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1타차 2위였던 김미현이 초반에 3개의 보기를 쏟아내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그라나다와 브리타니 랭(미국) 등 2명의 ‘루키’가 경기 막판까지 장정을 물고 늘어졌다.

장정이 홀마다 버디와 보기를 교환하며 좀체 치고 나가지 못한 사이 랭은 한때 1타차 선두로 앞서 나가기도 했다.10번홀(파4)에서 핀에서 멀지 않은 그린 주변에서 친 세번째샷이 짧아 1타를 잃으면서 랭에 1타 뒤진 장정은 13번홀(파3) 버디로 공동선두에 복귀한 뒤 랭의 잇따른 드라이버 티샷 실수를 틈타 2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하지만 15번홀(파3)에서 벙커에서 친 두번째샷이 홀에서 5m 거리에 떨어지는 바람에 1타를 잃은 장정은 1타차 불안한 선두로 3개홀을 버텨야 했다.앞서 플레이를 펼친 그라나다가 18번홀 버디로 장정과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장정으로서는 남은 3개홀에서 1타도 줄이지 못하면 연장전, 타수를 잃으면 역전패를 당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린 셈. 그러나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투어 7년차 장정의 관록과 승부 근성은 17번홀(파5) 버디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티샷이 러프에 떨어져 아이언으로 페어웨이로 꺼낸다는 것이 다시 러프에 빠졌지만 장정은 깃대를 맞히는 절묘한 어프로치샷으로 1m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17번홀 버디로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장정은 18번홀을 무난하게 파로 막아내고 동료 선수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았다.장정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참고 기다린 덕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