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문화예술인협회가 지난 6월말 중국 자매결연 도시에서 진행한 문화교류전에서 회원들 간 폭력·폭언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일정을 휴양지에서 관광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문화교류를 빙자한 해외여행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22일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부평구 문화예술인회 회원과 구청 담당 국장을 비롯한 실무 직원 등 28명은 구비 2천500만 원을 지원받아 지난 6월 29일∼7월 5일까지 일주일간 중국 후루다오시에서 ‘제8회 자매결연도시 문화교류’를 실시했다.

그러나 부평문화예술교류단 중 일부 협회관계자들이 지난 달 30일 자매도시인 후루다오시와 공식행사에서 술에 취해 싸움을 벌여 중국 공안원 5~6명이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이들은 불미스러웠던 사건에 대해 귀국후에 거론하지 않기로 입을 맞췄지만 일부 협회 관계자들이 ‘싸운 당사자는 내가 아니다’라며 서로 책임전가를 하는가 하면 후루다오시 측에서 이에 대한 항의 의사를 부평구에 표명하는 바람에 알려지게 됐다.

지난 1997년부터 중국 후루다오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부평구는 99년부터 구 문화예술인협회와 후루다오시의 대외문화교류단과 격년제로 상호 초청해 문화교류를 진행, 민간단체 보조 명목으로 매년 2천만∼2천500만원의 구비를 지원받아 올해까지 8차례 교류전을 했다.

하지만, 교류전 등 문화예술행사는 뒷전인 채 대부분 중국 휴양지 방문으로 채워져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달 29일 출국한 부평문화예술교류단의 공식 일정은 30일 단 하루뿐이었다.

이들은 6박7일 일정에서 후루다오시에서 전시와 공연행사를 하루 한 뒤 바로 북경으로 이동, 계림, 세외도원 등 유명관광지에서 지내다 5일 귀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 싸운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는 예술인협회 한 관계자는 “술이 많이 취해 언성을 높였을 뿐 폭력이 오간 적은 없었고, 중국 공안이 현장에 나왔던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한,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에 대해 “후루다오시 일정 이외의 경비는 참여자들에게 30만원씩 걷은 것으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문화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매도시와 문화 교류행사를 통해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해명해야 된다”며 “특히, 이 단체와 관련이 없는 구의원과 예산팀장이 홍보단원 자격으로 교류단에 참여한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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