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중국 간에 내차를 가지고 황해를 건너 중국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길이 현실로 다가왔다.




(실크로드횡단에 나선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 차량들. 둔황에서 시닝가는 도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

이미 지난 2003년 첫 물꼬가 열린 후 100여 차례 여행객들이 자신들의 차를 직접 갖고 중국을 다녀왔다. 중국세관은 국내 차량이용객들을 겨냥해 관련된 입출국수속을 지난 5월1일을 기해 대폭 완화했다.

한중간 자동차 교류의 첫 물꼬는 한중자동차교류협회(회장 현광민)으로부터 시작됐다. 현 회장은 지난 2003년9월 인천항에서 자신의 차를 포함 모두 4대의 차량을 가지고 웨이하이를 운항하는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릿지2호(2만6천463t급)에 싣고 중국 땅에 상륙, 자신의 차로 웨이하이에서 우루무치까지 중국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왕복했다.

이때만 해도 중국에 자신의 자동차를 갖고 갈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때. 차를 배에 선적하는 과정에서부터 선사로부터 반대에 부딪혔다. 과거에 이러한 예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중국국가체육총국, 해관총서, 인민해방군총참모부, 국가공안부, 국가여유국 등 허가증에 5개 부서의 직인을 모두 날인 받아 중국에 자신의 차를 직접 몰고 입국했다.

이어 웨이하이를 출발한 현 회장 일행은 정저우(鄭州), 시안(西安), 난저우, 투루판(吐魯蕃), 우루무치(烏魯木齊)에 도착, 실크로드를 횡단하고 다시 차를 돌려 둔황, 시닝, 시안, 정저우, 웨이하이까지 26박27일간의 긴 일정을 완주했다.

내차를 타고 한중 최초의 실크로드 횡단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시작된 한중 양국의 자동차 여행은 현재까지 국내 차량만 100여회 중국을 다녀왔다.

현 회장은 중국에 처음 차량을 갖고 여행을 다녀온 후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이하 협회)를 창립하고 한중양국간 자동차여행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협회는 현재 중국 자동차 여행객들을 위한 서류 알선 등 관련 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있다.

자동차문화교류협회 홈페이지(http://www.newsilkroad.or.kr/)를 이용하면 자동차 여행과 관련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차량을 갖고 중국을 방문한 관광객에 대해 국내면허증만으로 중국 자동차면허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차량운행증도 마찬가지로 국내 차량등록증만 있으면 발급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차량을 가지고 자국을 여행할 수 있는 모든 행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실행중이다. 단 여행자와 차량 소유주가 같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협회는 한중 카페리를 이용해 한중간 자동차여행 시대의 본격 시작에 대비하고 있다. 협회는 웨이하이가 중국 당국이 허가한 유일한 항만으로 한중간 가장 가까운 도시란 점 때문에 자신의 차량을 가지고 중국 대륙횡단에 나서려면 이 곳이 적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배편이나 항공편을 최소화하고 대륙에서 차량 운행구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 곳이 최적지라는 것이다. 중국이 국내 차량관광객들이 관광유치를 위해 발 빠른 행정시스템을 구축했으나 국내는 전혀 준비를 못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차량을 가지고 국내 여행을 하기에는 운전면허증 발급과 차량 반입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실현되지 않고 있다. 국내 관광객들이 100여 차례 차량을 갖고 중국 여행을 했으나 중국관광객이 차량을 갖고 국내에 들어온 예는 현재까지 한 차례도 없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한중간에는 육로를 이용한 관광이 불가능해 행정체제를 갖추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양국 국경을 넘나드는 카페리를 이용한 새로운 관광시스템이 갖춰지면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10년간 매달 중국 방문 자동차 운행 허가 받아"


현광민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장 인터뷰


현광민(50) 한중자동차문화교류협회장은 카페리업계에서는 황해를 넘어 중국대륙에 자동차여행길 시대를 연 선구자로 통한다.

국내 자동차레이서 1세대인 현회장이 중국대륙을 자동차로 여행을 한 것은 지난 1992년. 국내 레이싱무대를 뛰어넘어 세계로 눈을 돌린 현 회장은 지난 1992년 파리-모스크바-베이징을 잇는 대륙횡단 랠리에 도전했다.

이때 당당히 랠리를 완주해 유럽에서 아시아를 횡단에 중국의 타클라마칸사막, 고비사막을 넘어 베이징에 입성해 중국인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 회장은 이때 대륙을 횡단한 경험을 살려 자신의 차량을 갖고 중국 여행에 나섰으나 관계기관으로 불가통보를 받았다.

그는 이후 중국 관계당국을 찾아다니면 허가를 받아나가기 시작해 10년여만인 지난 2003년 중국 5개 부서 장관의 직인을 날인 받아 자신의 차로 10년전 대륙횡단 랠리 코스를 떠올리며 실크로드 왕복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매달 정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관계당국의 인사들을 소개받고 차량 여행에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냈다”며 “결과 5개 부서로부터 자동차 운행을 허가하는 장관 직인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여행길을 처음 시작할때만 해도 중앙부서의 장관 직인을 받는데만 두달여가 걸렸고 허가 받은 경로를 벋어나 차량을 운행할 수 없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2003년 초창기만 해도 차량 한대당 비용이 120만원 했으나 현재 65만원으로 감소됐고 허가 기간도 2개월 소요되던 것이 이틀이면 가능해졌다고 현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내국인들이 중국 교통문화에 대해 우려를 많이하고 있는데 대해 “중국 자동차 문화가 무질서한 것 같지만 이들의 문화를 조금만 이해하면 얼마든지 운전이 가능하다”며 “차량 반입에 필요한 많은 행정절차가 완화돼 누구나 손쉽게 차량을 가지고 중국을 여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00여회에 이르는 자동차 여행객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접촉사고 등 경미한 사고조차 없었다고 현 회장은 말했다. 그는 “국내 행정기관들도 중국인들의 국내 차량여행에 대비해 신속한 처리 절차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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